화교조직 중심 중국 산업스파이 美서 활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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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美중앙정보국(CIA)의 對러시아 2중간첩 올드리치 에임스 사건이 일단락된 이후 미국에서는 다시 2년전의 중국인 2중간첩 우빈사건이 관심을 끌고 있다.
우빈은 90년 美國에 건너가 개인사업을 시작한뒤 연방수사국(FBI)등에 미국내 中國 스파이활동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면서 2만2천달러를 받는등 적극 협조했으나 2년전 미국의 수출금지 첨단기술의 하나인 야간조준경 50만달러어치를 중국 에 밀반출하려다 발각돼 체포됐었다.그는 재판을 받고 지난해 여름 감옥에 수감됐다.
우빈은 美해군기지가 있는 버지니아州 노포크에서 영국인 유학생을 고용해 70만달러어치의 금수품목을 구입하는 방법을 사용,정보당국의 시선을 피하면서 야간조준경을 개당 1천6백달러에 구입해 중국국가안전부에 2천1백달러에 넘겨 개당 5백 달러의 차익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이 최근 다시 우빈의 행적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에임스사건 탓도 있으나 중국의 對美 산업스파이활동이 예상보다 심각한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1만5천명의 해외유학생과 11만5천명의 외교관.
무역대표단.여행자를 사실상 산업스파이로 활용하고 있으며,미국내에는 1~2명 규모의 사업체 7백95개를 만들어 상업활동을 통해 미국의 첨단기술을 빼내가고 있는 것으로 美정보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중국은 특히 중국에 가족을 두고 있는 미국 거주 화교들을 위협,스파이활동에 참여하도록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이들 미국내 화교조직을 통해 주요 금수품목을 캐나다의밴쿠버로 수출,단속이 허술한 캐나다 당국의 눈길을 피해 이를 중국으로 빼돌리는 수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對美스파이활동은 이같은 방법 외에도 장기계획을 수립,스파이를 오래전 미국에 심어놓는 방법도 쓰고 있다.
중극 국가안전부는 적어도 10년전 미국에 스파이요원을 보내 정착하게 한뒤 신분이 확실해지면 본격적으로 활용하는데,이같은 장기 이식스파이는 深海魚라 불린다.
미국 정보당국은 이들의 활동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아 의심가는중국인 거래자가 지목되면 해당 미국기업체에『중요정보가 노출되지않도록 조심하라』고 경고하는 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다고 실토하고 있다.
그러나 2년전의 우빈사건이 다시 미국에서 거론되고 있는 것은에임스사건이 단순히 KGB로부터 돈을 받고 미국의 소련내 스파이 명단을 제공한 것에 불과할 뿐이며 실제로 더 심각한 것은 중국의 對美산업스파이라 강조하고 싶은 美정보당국 의 의도가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陳昌昱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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