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예방백신 불필요한 접종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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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예방백신이 범람하고 있다.
접종기 아동을 둔 부모들은 어떤 주사를 언제 맞혀야할지 모를정도로 질병마다 예방백신으로 홍수다.특히 몇몇 유행질병의 경우제약회사의 과대광고로 부모들의 공포심을 유발해 불필요한 예방접종마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며 일부 병의원의 수익증대를 위한무분별한 주사남발도 문제시되고 있다.
그러나 대한소아과학회 감염분과위원회가 모든 어린이를 대상으로접종을 권장하는 예방접종백신(표 참고)외의 예방백신접종엔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하는등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것이 의료계의 시각이다.
서울大의대 李煥鐘교수(소아과)의 도움말로 주의해야할 질병별 예방백신에 대해 알아본다.
◇무균성뇌막염=지난해 어린이들사이에서 전국적으로 폭발적인 유행을 보여 소아응급실마다 갑자기 토하거나 두통을 호소하는 어린이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룬 질환이다.겁에 질린 부모들은 뇌막염백신을 서둘러 접종시키는 난리를 겪어야했으며 이 때 문에 네차례(생후 2,4,6,15개월)에 걸쳐 접종해야 하며 15만원 가까운 비용이 드는 예방백신이 동이 날 정도였다.
그러나 무균성뇌막염은 바이러스에 의한 질환으로 예방백신이 아무 효과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즉 현재 개발된 뇌막염예방백신은전체 뇌막염발생의 1%도 안되는 헤모필루스란 세균이 일으키는 뇌막염만 예방해주는 효과가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
결국 뇌막염이란 병명 때문에 불필요한 예방접종이 비싼 돈을 들여가며 이뤄졌던 셈이다.
◇폐렴=폐렴을 일으키는 원인균 역시 다양하다.그러나 현행 폐렴예방백신은 뉴모코커스란 세균이 일으키는 폐렴만을 예방할 뿐이다.따라서 폐렴예방백신을 맞았다해도 바이러스등 다른 원인에 의한 폐렴이 생길 수 있으므로 무조건 안심할 수 없 는 것이다.
특히 2세이전 접종은 효과가 없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만성호흡기질환,심장이나 콩팥질환,비장적출어린이등 면역성이 떨어져있는 어린이에게만 선별적으로 접종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것이다.
◇유행성출혈열과 인플루엔자=쥐의 배설물속의 바이러스에 의해 전염되는 유행성출혈열은 물론 치명적인 질환이긴하나 도시지역에선일일이 모든 어린이에게 맞힐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중론.경기이북지역등 유행성출혈열이 유행하는 지역주민 이 주접종대상이 된다.
인플루엔자 역시 어린이보다는 노인들에게 오히려 필요한 예방백신으로 모든 어린이를 대상으로 접종해야할 백신항목엔 포함되지 않는다. 李교수는『비용.효과면을 고려할때 이들 권장항목 외의 예방백신접종은 모든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유행양상,개개의 면역상태등을 따져 선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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