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6번째 재출발 듀엣 라나에로스포 한민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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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사랑해 당신을,정말로 사랑해….』 30대이상 직장인들의 회식자리에서 누군가 이런 가사를 선창하면 으레『당신이 내곁을 떠나간 뒤에…』라는 다음 가사가 합창으로 이어진다.
그만큼 혼성듀엣 가수「라나에로스포」의 70년대 히트곡『사랑해』는 아직도 기성세대의 각별한 아낌을 받고 있다.이 노래는「트윈폴리오」「뚜아에 무아」「투코리안스」등 같은 시기에 활동한 가수들의 노래와 더불어 최근 TV를 장악하다시피 한 10대 취향의 어지러운(?)리듬과 가사에 질린 기성세대의 향수를 진하게 자극한다.
이탈리아말로「개구리와 두꺼비」라는 뜻인「라나에로스포」의 韓民씨(48)가 11년의 침묵을 깨고 새 파트너를 맞아 들였다.韓씨의 상대로 발탁된 새「개구리」尹守貞씨(24)는 은희.최안순.
오정선.강인원.안혜숙씨에 이은 여섯번째 파트너.
『76년부터 솔로로 전향했지요.「떠나면 그만이지」「어차피 떠난 사람」등이 팬들의 호응을 받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활동이 부진했던 게 사실입니다.83년말에 음악공부를 해보겠다고 일본으로 떠났습니다.』 韓씨는『나이가 많아 정식 유학생활은 힘들고 해서 비자가 만료될 때마다 귀국.출국을 반복하면서 고생좀 했다』고 털어놓았다.도쿄 신주쿠의 밤무대에서 일본인들도 잘 아는『사랑해』와 다른 일본노래들을 부르면서 낮에는 뮤직디렉터 공부를했 다고 한다.
韓씨는 지난해 1월 귀국,서울 영등포여고를 졸업한 미모의 가수지망생 尹양을 만나 1년여 호흡을 맞추며 음반취입을 준비해 왔다. 새「라나에로스포」가 4월중순에 내놓을 음반(태광음반 제작)에는『어떤 사랑』『사랑은』등 8곡이 수록돼 있다.30대이상의 가요팬을 겨냥하면서 람바다풍의 노래도 섞어 변화를 꾀했다.
韓씨는『70년대 시민회관에서 공연을 마치면 학생팬들이 분장실까지 몰려와 아우성치는 바람에 식사하러 나가지도 못할 정도였다』며『요새 서태지.김건모에 대해 학생들이 열광하는 것은 그때나지금이나 똑같이 자연스러운 행동』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파트너가 스물네살이나 연하인데 대해서는『외국에서는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라며『신선한 목소리의 처녀와 구렁이같은 고참가수의 화음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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