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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음란행위' 크레이그 사임 압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래리 크레이그(62.공화.아이다호) 미국 상원의원이 '화장실 음란행위'로 망신을 당하면서 같은 당 의원들에게서 잇따라 사퇴 요구를 받고 있다. 29일엔 백악관까지 실망감을 표시해 사면초가에 놓였다.

크레이그 의원은 6월 11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공항 화장실에서 옆칸을 사용 중인 남자를 뚫어지게 쳐다보고 칸막이 아래로 발을 갖다 대는 등 '구애' 로 비칠 만한 행동을 하다 사복 경찰관이었던 옆칸 남자에게 성추행 혐의로 체포됐다. 두 달 만인 8일 크레이그 의원은 혐의를 인정하고 575달러의 벌금과 1년간의 보호관찰 처분을 받았다.

그러나 크레이그는 이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유죄를 인정한 건 사건을 조용하게 처리하려 했을 뿐이며 난 게이가 아니다"며 의원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런 크레이그의 처신에 대해 존 매케인(공화.콜로라도) 상원의원은 29일 "그가 유죄를 인정했다면 공직을 수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이번 사태는 도덕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관계의 문제"라고 CNN방송 인터뷰에서 말했다. 놈 콜먼(공화.미네소타) 상원의원 도 "크레이그의 행동은 상원의원의 품위를 실추시킨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의 사퇴를 요구했다. 피트 호엑스트라 (공화.미시간) 상원의원과 제프 밀러(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도 이에 동조했다. 토니 프래토 백악관 대변인도 "크레이그 의원과 관련된 논란에 실망감을 느낀다"며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크레이그 의원은 사방에서 조여 드는 압력을 의식해 28일 그동안 몸담아온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지사의 선거캠프를 탈퇴했고 29일엔 그가 소속했던 상원 세출위원회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의원직은 고수할 방침이다.

워싱턴=강찬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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