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선거인단' 22만 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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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유령 등록' '부정 대리접수'의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민주신당의 대선 경선 선거인단 수가 20여 만 명이나 줄어들었다. 각 캠프의 과열 경쟁 때문에 하자 있는 신청이 그만큼 많았다는 방증이다.

민주신당 국민경선위는 21~26일 경선 선거인단에 등록한 89만9026명(열린우리당 승계당원 6만5000여 명 제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선거인단 모집 대상자는 22만3000여 명이 줄어든 67만5838명으로 축소됐다고 발표했다. 네 명 중 한 명꼴로 부정 접수가 저질러졌다는 얘기다.

1차로 이름과 주민등록번호가 일치하지 않거나 주소.전화번호를 완전히 입력하지 않은 신청자 17만7000여 명이 제외됐다. 또 28~29일 자동전화시스템(ACS)으로 이뤄진 나머지 신청자들에 대한 전수(全數) 조사에서 '신청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4만6000여 명이 걸러졌다.

그러나 67만여 명의 선거인단도 '무리한 숫자 부풀리기'라는 지적을 받는다. 전수 조사에서 전화를 받지 않은 경우(9만4000여 명)와 번호가 결번인 경우(6만4000여 명)도 여전히 선거인단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선거인단과 관련한 잡음은 30일에도 끊이질 않았다. 손학규 후보 측의 한 의원은 "29일 밤 경쟁 후보들을 맨 먼저 호명하면서 선호도를 묻는 전화가 우리 쪽 사람들에게 걸려 왔다"며 "어디선가 선거인단의 데이터베이스(DB)가 유출돼 특정 세력이 '손학규 죽이기'에 나선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민주신당 홈페이지에는 "선거인단에 등록한 적이 없는데 확인 전화를 받았다"는 항의 글이 쏟아졌다. 일부 범여권 출입기자들까지 확인 전화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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