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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Story] 값 낮춘 ‘명품 소리’로 젊은층 사로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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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모던하고 세련된 디자인, 깊으면서도 투명한 음질, 감각적인 색상…. 82년 전통의 덴마크 명품 오디오 브랜드인 뱅앤올룹슨(B&O)을 얘기할 때 쓰는 말이다. 이 회사가 젊은 세대의 귀를 붙잡기 위해 신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오디오 대신 MP3로 음악을 듣는 젊은이가 늘어나는 디지털 시대지만, ‘좋은 소리’에 대한 시장의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내세운 뱅앤올룹슨의 슬로건은 ‘소리를 잡아야 진정한 명품’이다. 2005년 삼성전자와 손잡고 명품폰 ‘세린(Serene)’을 내놓았던 이 회사는 올 10월 후속 제품인 ‘세리나타(Serenata)’를 출시한다. 애플의 ‘아이폰(iPhone)’을 겨냥한 모델이다. 덴마크 스트루어에 있는 뱅앤올룹슨 본사에서 만난 톨번 소렌슨 회장은 “아이폰은 음악 데이터를 압축하면서 음질이 떨어지지만 우리는 무손실(lossless) 기술을 제공한다”며 “(MP3로는) 좋은 음악을 듣지 못했던 젊은 세대에겐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세대를 공략한다=뱅앤올룹슨 제품은 워낙 값이 비싸 소비자의 연령층이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엔 젊은 고객에게 다가서기 위해 다양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봄 2550유로(326만원)짜리 66㎝(26인치) TV 베오비전8을 내놓은 것도 이런 전략의 하나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TV는 좋은 화면을 보여주는 데 치중했지만 이 제품은 소리를 강조한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뱅앤올룹슨은 올 가을 81㎝(32인치) 제품도 3570유로(458만원)에 출시한다. 한국에서는 내년에 팔린다.

 2004년 출시한 MP3 플레이어 ‘베오사운드2’를 잇는 새로운 대용량 MP3 플레이어 모델도 준비하고 있다. 10월 중순에 나올 이 제품은 대당 가격이 베오사운드2(99만원)보다 싼 500유로(64만원) 안팎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값이 싸면서도 최고 수준의 음질을 유지해 신세대 고객들을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 영역도 넓힌다=뱅앤올룹슨은 지난해 처음 카 오디오 시스템 개발에 뛰어들었다. 아우디의 최고급 모델인 A8에 맞춰 개발한 ‘어드밴스드 사운드 시스템’은 15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옵션이다. 시동을 켜면 대시보드 양쪽에서 튀어나오는 어쿠스틱 렌즈와 알루미늄 재질의 스피커가 특징이다. 14개 스피커의 출력은 1100W에 달한다. “지난해엔 A8 구매 고객 중 이 옵션을 선택한 경우가 5% 정도였지만 최근엔 20%로 늘었다”는 게 회사 측의 주장이다. 뱅앤올룹슨은 아우디뿐 아니라 앞으로 3~5개의 자동차 업체와 제휴하겠다는 계획이다.

스트루어(덴마크)=한애란 기자

◆뱅앤올룹슨=1925년 피터 뱅과 스벤드 올룹슨이 창립한 덴마크의 명품 오디오 업체. 전 세계 15개 법인과 1317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이 43억7600만 크로네(약7490억원)였다. 베오랩5(원뿔 모양의 스피커), 베오사운드9000(CD 체인저), 세린(프리미엄 휴대전화) 등이 대표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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