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그릇 없다=서울 회현동 남대문시장의 중앙상가 3층. 대도상가와 구름다리를 사이에 두고 연결된 이곳엔 30여 개의 그릇 가게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전국에서 올라온 지방 상인들을 상대로 한 도매 장사나 식당업자 상대의 대량 판매를 주로 한다. 최근엔 단체로 세트 상품을 사 가는 신혼부부들도 상인 못지않게 큰 고객이다. ‘사랑만들기’라는 가게를 운영하는 나한주(48) 사장은 “신혼부부들은 한번에 40여 개 정도 세트로 그릇을 사 가니 큰 손님”이라며 “최근엔 가을 혼수 시장이 봄보다 더 잘되는 편”이라고 기대감을 보였다.
이곳에선 시중 백화점과 똑같은 물건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40%까지 싸게 살 수 있다. 임대 수수료가 그만큼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렐 등 일부 수입 브랜드는 구색을 다 갖추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백화점과 브랜드 간의 단독 판매 계약 때문이다.
남대문시장 E동 지하에는 수입 그릇들이 많다. 미국·이탈리아·독일·헝가리 등 전 세계에서 모아놓은 그릇들이다. 찻잔·접시·꽃병 등 한 종류를 전문적으로 구비해 놓은 가게가 많은 것이 특징. C동 입구 주변에는 독립 가게 형태의 그릇 도매점들도 10여 곳 퍼져 있다.
◆어떻게 고를까=혼수용으로 장만하는 홈세트는 점점 간소화되는 추세다. 5년 전만 해도 54~62개들이 세트가 기본이었지만 최근엔 5인용 34개들이 세트나 8인용 44개들이 세트가 보통이다. 한번 그릇을 많이 사 놓으면 나중에 질리더라도 새 그릇을 사기가 쉽지 않은 데다 모든 그릇을 다 통일시켜 놓는 것을 촌스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혼수마트’의 김원익(49) 사장은 “홈세트를 간소하게 하는 대신 부부가 쓸 공기와 국대접은 개성 넘치는 것으로 따로 장만하는 사람들도 많다”고 말했다.
홈세트는 아무 무늬도 없는 흰색 제품이나 백금 느낌의 펄 문양이 들어간 은은한 디자인이 인기다. 꽃이나 과일 등 큰 문양이 들어간 그릇은 세트로 장만하지 않고 포인트로 한두 개 정도 장만하는 이들이 많다. 가볍고 강도가 더 높은 본차이나가 가장 많이 팔린다. 남대문시장엔 중국산 그릇도 많은데, 아무래도 강도 면에선 국산이 낫다는 것이 상인들의 평이다. 그릇을 뒤집어보면 대개 원산지가 표시돼 있으므로 꼭 확인해야 한다.
비메이커 제품들도 대부분 튼튼하고 가격 대비 품질도 좋지만, 세트 중 일부가 깨졌을 때 다시 구입할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게 좋다. 남대문시장에서 8인용 44개들이 홈세트를 구입한다면 도자기 제품은 20만원대 안팎, 본차이나는 25만~28만원, 코렐은 28만~30만원 정도로 예상하면 된다. 국산 유명 브랜드 고급제품은 40만~50만원대도 있다.
임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