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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일본핵 거론 연일 비난공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0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北韓 핵사찰이 불충분한 것으로 결론내려져 국제사회에서 북한핵 문제가 파장을 더해가는 가운데 北韓이 잇따라「日本핵」을 거론하며 비난공세를 펴고 있어 주목된다. 北韓의 당기관지 노동신문은 16일 일본의 핵무장이 계속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기대할수 없으며 한반도와주변지역에서 核군비경쟁이 벌어지는한 북한도 수수방관할수 없다고주장했다.
정부기관지 민주조선도 11일 같은 주장을 펴면서 호소카와총리,하타외무장관등 日本당국자들이 북한 核문제를 계속 거론하는 것은「자국의 핵무장 명분을 찾으려는 정치적 음모」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북한외교부 대변인은 7일 기자회견에서『日本의 북한핵 특별사찰 요구는 美國의 강경보수세력들을 부추겨 어떻게 하거나 朝-美회담 앞에 난관을 조성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의 핵무장화를 합법적으로 추진할수 있는 명분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면서『일본이 핵무장을 하면 동북아의 비핵화는 실현될수 없고 한반도 비핵화도 사실상 무의미해질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전문가들은 北韓이 核문제에 대한 국제적압력의 예봉을 무디게 하고 동북아 核상황에 복잡성을 더하는등 명분.실리를 함께 계산한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 언론들은 日本 核문제를 거론하면서 무엇보다도 핵무기제조에 필요한 방대한 양의 플루토늄을 축적하고 있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은 현재 일본이 보유한 플루토늄량은 26t이며 2010년까지 1백t의 플루토늄을 확보한다는 목표 아래 英國.프랑스 등으로부터의 수입과 함께 자체생산 계획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91년8월 日本원자력위원회는 2010년까지 필요한 80~90t의 플루토늄 가운데 55t은 국내 재처리시설에서생산하고 30t은 외국에 위탁 재처리해 반입할 것이라는 계획을밝힌바 있다.
북한은 특히 고속증식원자로인「몬주」점화에 따라 일본이 플루토늄 자체생산체제에 돌입하게 된데 따른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7일 북한 중앙방송은 일본 후쿠이縣에 건설된 고속증식로 몬주가 조만간 가동될 것이라고 NHK를 인용보도하면서『일본이 다량의 플루토늄을 확보해 임의의 순간에 핵무기를 생산,핵대국으로 탈바꿈하려고 노골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비 판했다. 또 日本이 핵무기제조에 필요한 기술적 준비를 갖춘 것도 북한의 비난대상이다.
北韓의 보도는 한결같이 서방언론의 보도를 취합해 日本 核능력을 검토한뒤 핵무장 의혹을 집중비난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北韓이 이처럼 日本 核동향에 관심을 갖고 핵무기개발을 경계하는 것은 주변국가들이 느끼는 日本의 군사대국화에 대한「실제 우려」측면과 미국등 국제사회가 북한 핵문제만 문제삼는 것은 부당하다는「명분축적」측면이 동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 다.
이는 거센 국제적 압력에 대응해「한반도 비핵화」만으론 안되고,「동북아 비핵화」가 실현돼야 한다는 지렛대를 만들려는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北韓의 實利측면도 지나칠 수 없다.북한은 머지않아재개될 北-日수교협상에서 쓸「대응카드」로 일본 핵문제를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日本 核문제 거론이 명분.실리면에서 모두 이익이라고 北韓이 생각하는만큼 앞으로도 일본 핵문제 공세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兪英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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