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유엔 북핵제재 동참/중에 대북 압력행사 촉구/정상회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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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중은 “대화우선” 안보리회부 반대
【북경=문일현특파원】 중국을 방문중인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 일본 총리는 20일 중국측에 대해 북한이 전면적인 국제 핵사찰을 수용토록 압력을 가하도록 촉구했으나 중국측을 설득하는데는 실패했다.
방중 이틀째인 호소카와 총리는 이날 리펑(이붕)총리,주룽지(주용기)부총리 및 장쩌민(강택민) 국가주석겸 당총서기와 차례로 회담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북한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긍정적인 방향으로 북한을 설득할 수 있다』고 전제,북한이 핵사찰을 받도록 중국이 설득해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호소카와 총리는 최근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완전 핵사찰을 거부한 사실을 상기시키면서 『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며 『북한 핵문제에 대한 대처방안을 강구하는데 있어 앞으로 1∼2주가 매우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호소카와 총리는 또 유엔이 북한 핵문제와 관련해 제재를 결의할 경우 일본도 유엔 회원국으로서 이에 따른 책임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혀 유엔의 대북제재에 동참할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이 총리는 관계 당사자들이 대화와 협의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중국정부의 기본입장을 거듭 강조하고,한반도의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일본을 포함한 동북아 평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북한은 IAEA의 사찰을 수용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강조하면서도 『그러나 북한이 원하는 것도 주어야 한다』며 다소 유보적인 자세를 보였다고 일본 외무성 관리들이 전했다.
이 관리들은 강 주석도 『우리가 이 문제를 인내심을 갖고 공정하고 조용히 접근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촉구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우젠민(오건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호소카와 총리의 회견이 끝난뒤 별도로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북한핵과 관련,대화를 통한 해결 외에 유엔안보리 상정 등 어떠한 형태의 대북한 제재도 반대한다는 기본입장을 거듭 강조,북한핵 처리방안을 둘러싸고 중일 양국 지도자들간에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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