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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대북 강경론자 “목에 힘”/“남북대화 실패” 정부에 맹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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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민자/“오락가락 정책탓… 누군가 책임져야”/민주/일부서 대화론 비난… 지도부는 고수
북한핵 문제를 둘러싼 남북관계가 다시 긴장국면으로 접어들자 여야 정치권에서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민자당 의원들은 한결같이 정부의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유지하지 못한채 갈팡질팡해왔다고 말하고 있다.
국회 외무통일위원장인 정재문의원은 이렇게 말한다.
『정부의 대북정책이 확고하지 못했던게 문제다. 이른바 햇빛론이 나왔다 다시 들어갔는가 하면 통일원장관이 경질되기도 했다.
미국이 강하게 나오면 외무장관을 파견해 유화책을 설득했다. 이처럼 일관성없는 대북정책 추진으로 인해 남북문제가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 의도와 능력을 너무 과소평가했다는 시각도 있다.
안기부장을 지낸 안무혁의원은 『정부 당국이 북한의 실체나 핵개발 의도를 지나치리만큼 안이하게 판단해왔다』면서 『그러나 북의 핵보유 의도는 단순히 협상용이 아니라 소련·동구 붕괴후 고립된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절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정부가 너무 남북 정상회담 성사에만 얽매여 일이 꼬이게 됐다며 조심스레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한다.
이러한 대북정책에 대한 외교안보팀의 책임론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민자당의 한 중진은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르렀는데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대북문제에 대해 민주당이 어려운 입장에 빠졌다. 민주당은 그동안 일괄 타결 방식의 온건정책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북한이 협상테이블에서까지 전쟁운운하며 강경일변도로 나서자 여론의 비난에 부닥치게 됐다.
비주류의 박실의원(외무·통일위)은 『내가 그전부터 주장해온 것이지만 구걸하는 식으로 가서는 안된다. 요즘 민주당은 뭐하는 X들이냐는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우리는 명분만 붙들고 협상을 하는데 한편으로는 강경한 자세를 유지했어야 했다』며 정부의 유화일변도 정책을 비판하고,『김일성에게 유화론만으로 해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유화론에 서있는 이우정의원(외무·통일위)도 『이북이 잘못하고 있다. 미국이 강경하게 가는걸 한승주 외무장관이 워싱턴까지 가서 막았으면 보조를 같이해도 될텐데 그렇게 못믿으니 답답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화론의 민주당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다.
민주당의 분위기는 『강경파들이 이 분위기를 이용해 민주당을 궁지에 몰지 않을까』하고 경계하고 있을 뿐이다.
이 대표는 이런 때일수록 북한에 가서 김일성을 만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창성의원도 북한은 스탈린식 외교로 극한까지 몰고가겠지만,그렇다고 남쪽도 감정적으로 나가 격화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신성호·김진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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