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볼만한문화유적지>11.瑞山 마애삼존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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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백제에 불교가 처음 들어온 것은 침류왕 원년(384년)으로 『삼국사기』에는 기록되어 있다.고구려보다 12년 늦은 시기이나급속도로 발전하여 곳곳에 많은 사찰들이 세워졌고 훌륭한 불교문화를 이룩했다.
이 마애삼존불상은 서산군 운산면 용현리 가야산의 한 계곡에 동향한 속칭 印바위라는 암벽에 새겨져 있다.이곳에서 멀지 않은태안의 백화산에도 마애삼존불상이 있다.백제 후기에 중국과의 교역이 태안반도를 통하여 많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미루어 이 지역불교유적들과의 연관성을 추찰해 볼수도 있다.
서산마애삼존불(국보 84호)은 1959년에 발견되었다.마애불이 있는 암벽면이 지나다니는 길과는 반대방향에 면하고 있어 쉽게 발견되지 못했던 것이다.우연히 지나가던 나무꾼에게 무심히 던져본 질문이 이 마애불을 찾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니 우리나라어느 구석에 또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 모를 일이다.
삼존불은 중앙에 如來像을, 좌우에는 脇侍菩薩 한분씩을 모신 형식을 말한다.이곳의 삼존불은 중앙에 如來立像을, 그 오른쪽에菩薩立像을,왼쪽에 菩薩半跏像을 모시고 있다.여래입상은 높이가 2.8m에 달하는 거구로 당당한 얼굴에 밝은 미소 를 띠고 있다.연꽃무늬를 새긴 寶珠形의 頭光이 머리 뒷부분을 장식하고 있고,발밑에도 연꽃이 새겨져 있어 蓮花臺 위에 올라선 형상이다.
불상의 손모습인 手印은 오른손이 施無畏印,왼손이 與願印으로 이러한 手印은 석가여래상에 해당한다.法衣 는 양 어깨를 감싸며 길게 내려와 발등을 살짝 덮고 있다.이 여래상의 자비로운 미소는 온화하면서도 명랑하다.이름하여 백제의 미소라 불리고 있다.
양쪽의 협시보살은 오른쪽이 立像인데 비하여 왼쪽은 반가사유상이다.한쪽은 서 있는데 한쪽은 의자에 앉아 오른쪽 다리를 무릎에 올려놓고,왼팔은 오른쪽 다리 발목을 잡고 오른팔은 위로 올려서 턱을 살짝 받치는 이른바 반가사유상으로 하였 다.
유례를 찾기 어려운 특이한 모습이다.보살들은 높은 보관을 썼고,연꽃무늬의 둥그런 두광이 있으며 발밑은 역시 연화대로 꾸몄다.얼굴은 잔잔한 미소를 띠고 있다.
여기 있는 불상 모두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다.불상의 표정이근엄하다거나 근엄이 지나쳐 경직된 모습이 되기 쉬운 다른 나라와 달리 은은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재주를 우리네 조상들은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이 마애불은 한국 석조불상의 초기작으로 조각 솜씨나 균형미에서 우리나라의 불상을 대표할 만한 걸작이다.
가는 길은 오산이나 평택에서 안중.당진을 지나 서산을 향해(32번 국도)가다보면 서산 조금 못미쳐 운산면 소재지가 있다.
이 면소재지에서 해미가는 길(647번 지방도)로 3㎞지점에 삼거리가 있고,여기에서 왼쪽길로 10여㎞ 가면 된다.근처 개심사도 유명하고 마애불 입구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보원사라는 큰절터에 5층석탑.부도.당간지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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