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금지된 상문고 핵심 5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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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상 교장 부부/부인 이씨 한때 서무직원… 비리왕국 기초다져/최은오이사/정보기관등 거쳐… 고위층로비 전담한 “2인자”/장방언교감/상 교장 보필에 온정성 바친 “로봇”… 집사역 충실/서무과 김씨/참모회의도 참석… 학교재산·비자금 모두 관리
상춘식교장(53)과 함께 출국금지된 상씨의 부인이자 상문고 재단이사장인 이우자씨(51),최은오 재단 상근이사(61),장방언교감,김순자 서무과 직원(41·여) 등 4명은 상문고 비리의 핵심인물들이다.
부인 이씨는 서울 S여고를 졸업하고 상씨와 연애결혼 했으며 아버지가 서울교육위원회(현재 교육청) 관리과장을 역임해 남편 상씨와 시아버지가 상씨 문중과 학교를 놓고 소송을 벌일때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상씨가 사립학교법의 허점을 교묘히 이용,학교를 개인재산으로 전용할 수 있었던 것도 교육위원회 관리과장을 지낸 부인 이씨 아버지의 도움을 받았을 것이라는게 교사들의 지적이다.
이씨는 상문고 서무과 직원과 서무과장을 거친뒤 시아버지가 사망하자 재단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최 이사는 상문고의 2인자로 공인되는 인물이다. 79년 육군대령으로 예편한뒤 안기부 간부·보이스카우트 사무총장을 지냈다.
최씨는 85년 상 교장이 자녀를 불법 과외시키다 파명당할 무렵 상 교장과 만나 상근이사로 스카우트돼 날마다 학교에 출근하며 수업시찰을 도는 등 사사건건 간섭을 해왔다는 것이다.
교사들은 『91년부터는 각반에서 거둔 돈을 최 이사가 받아갈 정도였고 교사들도 최 이사의 눈치를 보느라 설설 기었다』고 증언했다.
최 이사는 국회의원 등 고위층에 대한 로비를 전담했고 87년에는 학교부지 안에 있는 골프장을 임대받는 등 「공생」 관계를 맺어왔다는 것이다.
장 교감은 충남 홍성 출신으로 D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사립학교에서 교편을 잡다 74년 상문고로 왔다. 별명이 「로봇」일 정도로 상 교장에게 정성을 다해 2년만에 평교사에서 학년주임으로 승진하고 곧 교무교감이 됐다는 것. 장 교감은 교사들에게 상 교장이 「신경써줘야 할」 학생들의 성적을 올리도록 강요하는 일과 측근 교사들을 VIP반에 배치하는 등 상 교장의 「집사역할」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무과 직원 김순자씨는 상씨가 수원에서 가구점을 경영할때 경리사원을 하다 성실성을 인정받아 상문고 경리과로 특채됐다.
상 교장은 규정상 10명이 돼야 하는 경리과 직원을 단 2명만으로 만들어놓고 김씨에게 학교재산뿐 아니라 자신의 개인재산·비자금 등을 모두 관리하게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역할상 상 교장의 「참모회의」에 자주 참석했을 정도였지만 일반 교사들과는 알고 지내거나 어울리려고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김종혁·김동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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