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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재일동포 김소연할머니 국내서 한화지인형 전시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일본 인형은 틀이 잡혀 만들기 쉬운 반면 한국 인형은 활달한 움직임과 몸의 조화를 함께 살려야하므로 손이 두 배는 더 갑니다.』 16~23일 서울일본문화원에서「淸心 韓和紙인형전」을갖기 위해 지난 13일 한국을 찾은 재일교포 인형작가 金沙連씨(69).
20년동안 韓日 양국의 전통 종이인형을 만들어왔다.특히 남색치마에 노란 저고리를 입은 양반마님에서 부채춤을 추는 다소곳한규수까지 우리 고유의 여인상을 재현한 한국 전통인형은 일본에서金씨 작품 외엔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에 金씨가 출품한 한국 인형은 모두 70여종.기모노차림의일본인형 10여종과 함께 모국에서 첫선을 보인다.金씨의 작품은철사 뼈대에다 우리 옛종이인 韓紙,일본의 和紙,또는 크레이프紙라 불리는 조화용 종이를 일일이 손으로 접어 만든 것.
특히 신축성이 좋은 크레이프紙 인형은 예쁜 색상에 섬세한 옷주름으로 화사하면서 아기자기한 멋을 낸다.그러나 金씨가 인형에서 가장 중시하는 부분은 옷이 아니라 얼굴.
『얼굴은 「마음의 거울」이지요.그래서 제 인형은 보는 이의 마음을 비추기 위해 얼굴에 아무 것도 그리지 않습니다.옷만 한복을 입었지 얼굴은 서양인을 한 인형은 우리 정서를 살리기 어렵겠지요.』金씨가 인형 제작에 뛰어든 것은 49세때.
콩팥 수술로 거동이 어렵자 소일거리삼아 동네 인형교실에 등록한 것이 계기가 됐다.
4년만에 和紙인형면허를 따 강습소까지 열었지만『한국 사람이 왜 일본 인형만 만드느냐』는 아들 李학인씨(49.영화감독)의 꾸지람(?)에 자극을 받은 金씨는 잡지에 나온 한복 사진에 의존,독학으로 인형을 만들어 냈다고 한다.
『완성된 한국 인형을 보고 교포들이 눈물을 흘리며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만들때 겪은 고생은 금방 사라지고 더 좋은 작품을만들어야겠다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한국인 뿐만 아니라 일본인들에게도 한국인형이 인기를 끌어 더욱 기뻤다는 金씨는 자신의 인형을 매개로 두 나라 교류가 더욱 깊어지는 것에 일조하는 것이 소망이라고 말한다.
〈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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