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금융, 공격 경영 시동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2면

 박병원 우리금융 회장은 올 3월 말 취임하자마자 지주사와 계열사 내에 시너지 관련 부서를 신설하라고 지시했다. 우리금융 전체의 88%(자산 기준)를 차지하고 있는 은행(우리·광주·경남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완해 종합금융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 이다. 박 회장의 지시가 내려진 다음달 만들어진 것이 시너지추진팀. 8개 계열사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실행하는 부서다.

 최고경영진이 바뀐 우리은행이 금융사 인수전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예전에는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지분 78.5% 보유)의 반대로 인수전에 참여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 우리금융은 최근 매물로 나온 한미캐피탈과 LIG생명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캐피
탈은 소비자금융의 확대라는 측면에서, 생명보험은 현재 은행·증권 2대 축에 불과한 우리금융의 포트폴리오를 은행·증권·보험이라는 3대 축으로 공고히 할 수 있 다는 점에서 필수적이라는 게 우리금융의 설명이다.

 전임 황영기 회장 때는 예보와의 마찰로 LG카드인수가 좌절됐다. 예보는 당시 “인수합병(M&A)으로 우리금융의 가치가 너무 높아지면 (우리금융 지분을) 매각하기 어렵다”는 이유를 들었다. 우리금융은 그 후 다른 금융사 인수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요즘엔 우리금융과 예보의 태도가 확 바뀌었다. 우리금융 측은 은행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보완해 줄 수 있는 금융사를 열심히 찾아다니고 있고 예보도 이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예보 관계자는“LG카드의 경우 막대한 자금(6조원)이 들어가기 때문에 지분 매각을 앞둔 우리금융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한미캐피탈과 LIG생명을 인수하는 데 각각 1000억, 2500억원 정도 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금융이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려는 데 예
보가 왈가왈부할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예보의 입장 변화는 재정경제부 영향 아래 있는 예보가 재경부 차관 출신인 박 회장과 우리금융 몸집 불리기에 교감했기 때문으로 금융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김창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