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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몸 광고(분수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우리나라 신문에 광고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부터 1백여년전인 1886년 2월22일자 한성주보에 독일인이 경영하던 세창양행의 광고가 실린 것부터로 간주된다. 순한문으로 돼있는 이 광고는 우리의 소·말·개·호랑이 가죽 등과 사람의 머리카락·종이·동전 따위와 옷감·염료·거울·램프(양등)·가죽허리띠 등 서양물품을 교역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때까지만해도 광고란 낱말이 없었고 대신 「고백」이란 용어를 썼다. 같은해 독립신문에 처음으로 「대조선은행 창립소 광고문」이란 광고가 나오는데 여기서 「광고」란 말이 처음 쓰였다고 한다.
당시의 한 광고를 보면 『세계에서 제일 좋은 금계랍을 이 회사에서 새로 많이 가져와서 파니 누구든지 금계랍을 장사하고 싶은 이는 이 회사에 와서 사가면 도매금으로 싸게 주리라』고 순한글로 적고 있다.
이후 10여년 새 광고표현은 많은 변화를 보인다. 상표와 상품명의 로고타입이 등장하고,디자인과 레이아웃이 상당한 발전을 이룬다. 우리나라 최초의 광고회사인 한성광고사가 생긴 것도 이 무렵이다. 광고업이 산업의 한 분야로 자리잡기 시작한 것이다.
현대적인 형식의 광고가 본격화된 것은 60년대 후반에 들어서이고,70∼80년대를 거치면서 컬러광고와 컴퓨터 그래픽이 동원되는 엄청난 발전기를 맞는다. 전문 광고모델이 등장하는가 하면 요즘들어서는 정치인·문인·예술인은 물론 회사 사장·기업 간부·회사원·시정인·외국인들까지 등장하는 광고도 드물지 않다. 광고모델이 따로 없고,광고효과만 있다 싶으면 내용과 형식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최근엔 몇몇 상품선전에 남녀의 알몸광고가 등장해서 화제다. 이에 대한 여론도 「신선하다」 「파격적이다」,「낯뜨겁다」 「너무 지나치다」는 등 반응이 엇갈린다. 어느 학자의 주장에 의하면 전달되는 메시지의 전체적인 영향중 약 7%는 말에 의한 것이고,38%는 목소리,그리고 나머지 대부분이 음성이 아닌 육체의 표정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그런 점에서 알몸광고는 설명적이기보다는 감각적이다. 그러나 광고의 성패는 결국 광고 자체의 기교가 아니라 그것이 지닌 진실성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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