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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진리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있다

중앙일보

입력

최근 문화계 인사를 포함해 많은 명사들이 학력위조 사건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언론매체에서도 본 현상에 대한 다양한 진단과 분석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필자가 유명인들의 학력위조사건을 바라보면서 느낀 키워드는 바로 ‘소박한 성공’이다. 주위를 둘러보면 성공을 위해 많은 분들이 언론매체에 이름 석 자라도 등장하고자 노력한다.

합당한 사안에 대해서는 의미가 있겠지만, 비중 있는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불편한 일이다.

필자의 경우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 성장목표를 설정해 놓았다. 이른바 ‘소박한 성공’이다. 사람마다 성취의 기준이 다르겠지만 먹고 사는 부분의 해결정도 충족을 기본으로 하는 기업의 규모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필자의 비즈니스 사명은 ‘직장인의 성공을 도와주는 서포터’이므로 부산하지 않게 조용히 진행하면 될 일이다. 여러 경영자 모임에서 조찬 등의 참가요청이 들어오지만 대부분 완곡하게 거절한다.

왜냐하면 필자가 추구하는 비즈니스 수준이라면 굳이 경영자들을 많이 알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또 사회적으로 이름나는 것을 목표로 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에서 접근하면 오히려 부담이 된다.

사실 ‘소박한 성공’이라는 키워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세상에는 숨어있는 알짜부자도 많고, 조용히 지내고 있는 내공이 출중한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에게 ‘소박한 성공’의 가르침을 준 두 분의 CEO가 있다.

벤처 1세대 대부인 미래산업 정문술 전 회장과 일본에서 가장 존경받는 경영자인 교세라 그룹의 이나모리 가즈오 명예회장이다. 두 분의 인생 및 경영철학의 바탕은 높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청소년 시기에 접했던 ‘도덕교과서’에서 얻은 것이었다.

CEO가 되고자 노력하는 분들이 세상에서 허명을 내세우기 보다는 내실 있고 튼튼한 뿌리에 바탕을 둔 비즈니스를 추구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문술 회장은 경영의 전환점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어느 날 우연히 집어든 것이 당시 초등학교에 다니던 아들 녀석의 도덕교과서였다. ‘더불어 살아야 한다, 약속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정직해야 한다, 겸손해야 한다, 성실해야 한다, 솔선수범해야 한다, 희생할 줄 알아야 한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철없는 사람이니 융통성 없는 사람이라고 비웃었다. 그러나 그는 이후로 초등학교 도덕교과서가 시키는 대로 회사를 경영하려고 노력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은 인간으로서 올바르게 살아가는 철학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면서 우리에게 이렇게 전한다. “기업을 막 시작한 사람으로 지식과 경험이 부족했고, 어떻게 하면 경영을 잘 할 수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힘든 과정을 겪고 있던 나는 어쨌든 인간으로서 옳은 것을 올바르게 지켜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거짓말 하지 않기, 타인에게 피해주지 않기, 정직하게 행동하기, 욕심 부리지 않기, 자기 것만 생각하지 않기’ 등 누구나 어린 시절 부모님이나 선생님에게 배운 단순한 규범들을 경영지침으로 그대로 적용하여 지켜야 할 판단기준으로 삼았다.”

그는 보통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윤리나 도덕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 하나라도 잘 되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그 원리에 따라서 경영을 해 나감으로써 흔들리지 않는 곧은길을 걸을 수 있었으며, 사업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나모리 회장은 열정과 마음가짐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한다. “인생의 분기점마다 나는 많은 사람들의 온정을 받아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회사를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서 그리고 세상과 사람들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그것만이 많은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길이다. 재능이 모자란다 해도 열의가 있으면 다른 사람에게 지지 않는 법이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 그것은 마음가짐이다. 인간으로서 올바른 사고방식을 갖고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하면 꿈은 실현된다. 즉, 인생은 마음이 그리는 대로 된다.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소박한 성공이 아름답고 가치 있는 이유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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