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군 수주 내 철수하면 인질 전원 석방”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4호 01면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인질 19명을 억류 중인 탈레반 무장세력은 한국 정부와 아프간에 주둔 중인 한국군을 수주 내에 철수하는 것을 조건으로 인질을 전원 석방키로 합의했다고 아프간이슬라믹프레스(AIP)가 25일 보도했다.

AIP “한국-탈레반 합의” 보도 … 정부 “아직 결론 도달 못해”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AIP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탈레반이 이 같은 내용을 26일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AIP는 석방 교섭에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자가 중개역으로 참가했으며, 탈레반은 석방 조건으로 한국군 철수 외에 아프간에서 활동 중인 기독교 단체의 철수도 내걸었다고 덧붙였다.

아프간 동부 가즈니주에서 인질을 억류 중인 탈레반의 압둘라 사령관은 교도통신과의 통화에서 “(탈레반) 지도자회의가 조만간 (인질 문제에 대해) 결단을 내리고 발표할 것으로 들었다”고 밝혔다. 압둘라는 그러나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정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현재 탈레반 측과 계속 접촉하고 있다”며 “그러나 석방 협상이 결론에 도달했다는 정황은 없다”고 말했다. 유수프 아마디 탈레반 대변인도 “한국 측과 전화접촉을 하고 있으나 새로운 것은 없다”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AIP가 전한 한국군 및 기독교단체의 아프간 철수가 인질 석방의 조건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석방 문제는 새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탈레반은 지금까지 한국인 인질과 아프간 당국에 수감돼 있는 탈레반 인사들의 맞교환을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2002년부터 수도 카불 북방의 바그람 미 공군기지에 의료지원을 위한 동의부대 60명과 건설 지원 다산부대 150명을 파견하고 있으며, 한국인 피랍 이후 연말까지 철수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탈레반은 지난달 19일 23명의 한국인 봉사단원들을 납치했으며, 이 가운데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씨를 지난달 살해하고 이달 초 김경자·김지나씨를 석방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