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부르면서 1등 합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964년생
미시간주립대 대학원 경영학 석사
1994년 더 클래식 멤버
2000년 동부투자신탁운용 애널리스트

이코노미스트
“기분 좋지요. 우리나라에서는 1등을 해야 인정해주잖아요. 부담이 크지만 앞으로 6개월 동안 수익률 높이기에 매진할 겁니다.”

1등 소감을 말하는 김광진 동부자산운용 리서치팀장에게서 ‘마법의 성’을 부르던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한 것만큼 기분이 좋다는 김 팀장. 그가 운용하는 ‘동부 TheClassic진주찾기 주식’ 펀드는 7월 11일까지 89.2%의 수익률을 올리면서 상반기 주식형 펀드 가운데 수익률 1위를 차지했다. 주식에 돈이 몰리면서 운용사 간 경쟁이 치열한 때라 이번 성과는 매우 고무적이다.

김 팀장은 “차별화한 운용 원칙이 빛을 발한 것”이라며 “요즘 팀원들의 기가 살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더클래식’이라는 펀드 이름은 김 팀장이 전업가수로 활동할 때 팀 이름이다. 그가 제2의 ‘TheClassic진주찾기’를 준비하고 있다.

“금융업이 시장을 점점 주도하게 될 겁니다. 9월 중순 금융섹터펀드를 새롭게 내놓을 계획이에요. 벌써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요.”

김 팀장은 “주식도 음악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종목을 선정하고 매매 시기를 정하는 일이 예술만큼 예민하다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설득하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업무는 적성에 맞지 않았어요. 직관적으로 판단할 일이 많은 운용사 애널리스트는 저에게 딱 맞는 일이지요. 판단하고 실행한 것이 숫자로 나타나면 기분이 좋습니다.”

미성을 기대했지만 그의 낮은 목소리는 오히려 무뚝뚝한 인상을 풍겼다. “사진 찍을 줄 알았으면 메이크업이라도 했을 것”이라며 아쉬워하는 모습이 그가 여전히 가수라는 사실을 알게 했다.

김 팀장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다르게 지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인지 승부욕을 발휘할 수 있는 스포츠를 즐긴다. 주말이면 아들과 축구를 한다는 김 팀장은 음악, 펀드 외에 유소년 축구에도 관심이 깊다. 해외에 나가서 그 나라 축구를 연구하고 분석하기도 한다.

“부드럽고, 즐겁게 일하면서 멋지게 승부를 내고 싶습니다. 팀원들에게도 항상 그렇게 이야기해요. 반 정도 일하고 수익률은 1등 하자고 말이지요.”

그의 낙관론은 유학 시절 만들어진 것.

“사람이 하는 일은 시간이 지나면 효율성이 떨어지더라고요. 낯선 곳에서 시간만 들인다고 다 잘되는 것은 아니지요. 깨어 있는 시간에는 확실히 집중해야 하고요.”

‘잘 먹고 잘살자’는 그의 좌우명이 떠올랐다. 싱글 앨범을 내기 위해 음악 작업을 하고 있다는 그는 사진기자의 카메라에 유난히 관심을 보였다. ‘사진 찍기’라는 취미생활도 애널리스트 업무와 무관하지 않다.

“발굴한 회사들의 제품 이미지를 재미있게 찍어 전시회를 열 겁니다. 투자자들에게 회사를 알리고 제 취미도 살리고요. 정말 즐겁지 않겠어요?”

매거진 기사 더 많이 보기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