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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필>포철 새회장 김만제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浦鐵의 신임 회장 金滿堤 前 부총리는 8일 오전 8시쯤 浦項으로 내려가기 위해 자택을 나섰다.
지난해 8월 민자당 서울江南乙 지구당 위원장직을 사임한지 7개월만의 첫 출근이다.
그러나 본인조차 만 24시간 전에는 생각도 못했던 갑작스런 출근이었다.이번 浦鐵 수뇌부 인사가 지난 몇주간 청와대비서진과대통령의 측근이 직접 챙기며 反轉에 반전을 거듭한 끝에 7일 오후 늦게야 金회장에게 落點되는등 의외성이 많았 기 때문이다.
金회장은 7일 오후 金喆壽 상공자원부장관으로부터의 전화를 받고서야 거취를 알았을 정도다.또 그 시간에 「密封」된 포철의 최종 인사 내용은 포항으로 내려가고 있었고 자리를 지키고 있던丁明植회장이나 趙末守 사장이 봉투를 뜯어보고 자신들의 퇴임 사실을 안 것은 밤 11시가 다 돼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朴泰俊 前명예회장의 일본行 이후 丁회장.趙사장간의 不和로 政界.官界.業界를 모두 포함한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포철 인사는이처럼 막판에 의외의 落點이 내려지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지난주까지만 해도 丁회장.趙사장 두사람 모두가 유임 된다는 관측이유력하던 포철 인사가 이처럼 바뀐 것은 막판에 포철이 2通 지배주주권을 따는 과정에서 趙사장이 한 「역할」과 청와대 핵심 인사와의 「관계」에 대해 정치적으로 「아무래도 안되겠다」는 최종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임 金회장은 大選 때 「대통령후보 경제자문 팀장」을 맡았던인연이 있어 金泳三 대통령의 주변에서 그리 멀리 있지 않았던 인물이다.비록 낙선은 했지만 14대총선 때 江南乙區의 공천을 주었을 만큼의 「배려」도 있었다.
이번 金회장의 발탁을 두고 그의 출신지가 大邱임을 들어 TK인사들에 대한 현 정권의 「태도 변화」를 알리는 「봄기운」이라고 해석하는 세간의 시각도 있지만,그보다는 大選 때의 인연과 대통령 주변의 천거가 金회장을 발탁토록 했다고 상공자원부등은 강조하고 있다.
金회장은 그간 학계.관계.정계를 두루 거치며 폭넓은 「變身」을 해온 끝에 이번에 다시 기업경영인으로 모습을 달리하게 됐다. 70년대말 한국개발연구원 원장 때는 경제기획원과 함께 80년대 초의 안정화 시책 입안을 거들었고,이후 재무부장관 때는 부실기업정리라는 難題중의 난제에 손을 댔으며 부총리 시절에는 흑자관리와 씨름하기도 했다.
정치적 판단력이 강하고 배짱도 두둑해 그가 배를 슬슬 쓸며 만족스런 웃음을 짓고 있을 때는 틀림 없이 몇 수 앞을 내다보는 전략적인 구상을 거의 끝마치고 있을 때다.늘 웃음을 잃지 않고 자질구레한 일은 아예 쳐다보기도 싫어하지만, 인사 권한등을 십분 활용하며 조직을 장악하는데는 일가견이 있다.이번에 浦鐵도 대폭 물갈이부터 손을 댈 가능성이 크다.
벌써 金회장이 첫 출근하는 8일 주총에선 회장의 권한을 대폭강화하는 정관 개정이 예정되어있기도 했다.
8일 출근 직전 『뜻밖에 「큰 자리」를 맡아 어깨가 무겁다』고 잠깐 입을 연 金회장은 『열심히 하겠다는 것 말고 무슨 말을 하겠느냐』면서도『아이고,잘 지켜봐 주이소』라는 부총리 시절의 「公人 말투」를 벌써 회복하고 있었다.
〈金秀 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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