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미­일 플루토늄 공방 2라운드/일 핵개발사업단 비디오 말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마셔도 무해” 안전 홍보 열올려/일본/“위험천만” 핵개발의혹 우회공격/미국
일본 동력로·핵연료 개발사업단이 플루토늄을 홍보하는 비디오를 만들어 미일간에 마찰을 빚고 있다.
문제의 비디오는 『플루토늄 이야기,신뢰받는 친구 플루토늄군』이라는 11분짜리 PR 비디오. 일 동력로·핵연료 개발사업단은 지난 90년 초판을 만든뒤 지난해 봄 개정판 1백60본을 제작,플루토늄을 원료로하는 고속증식로 「몬주」가 위치한 후쿠시마(복도)현내 자치단체와 원자력발전소 PR시설 등에 배포했다.
이 비디오는 플루토늄의 평화적 이용과 핵무기와의 관계,안전성 등을 설명하는 것인데 말썽이 된 부분은 도난당한 플루토늄이 저수지에 버려진 경우를 가정한 장면이다. 『플루토늄은 대부분 물밑에 가라앉으며 만일 플루토늄을 물과 함께 마셔도 위나 장에는 거의 흡수되지 않고 체외로 배출된다』는 설명과 함께 어린이가 플루토늄이 든 물을 마시는 장면이 나온다.
미 에너지부 헤이즐 올리어리 장관은 최근 이 비디오를 만든 일 동력로·핵연료사업단 이시와타리 다카오(석도응웅) 이사장 앞으로 비디오 회수를 요구하는 강력한 항의편지를 보냈다.
올리어리 장관은 항의문을 통해 『이 비디오는 플루토늄의 위험성을 과소평가하고 있으며 그같은 방법으로 공중위생상 중대한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플루토늄은 극히 미량을 섭취하거나 흡수해도 위험하며 일본이 평화적으로 이용하는 플루토늄도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비디오가 지난해말 일본에서 보도된뒤 AP·월스트리트저널·로이터 등이 일제히 이를 받아 보도하자 미국에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으며 급기야 미 에너지부가 「일본 두드리기」에 나선 것이다.
미 에너지부는 빌 클린턴 정권 출범후 플루토늄 이용이 핵확산으로 연결될 우려가 있다며 플루토늄 생산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의 플루토늄 이용이 핵개발로 연결되지 않을까하고 의심하고 있는 미국으로서는 플루토늄을 마셔도 괜찮다는 선전비디오가 좋은 공격재료가 된 셈이다.<동경=이석구특파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