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자원봉사 활동, 기부금 늘리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1면

103년 역사를 자랑하는 다국적 사교 클럽인 ‘서울클럽’ 회장에 한국인이 처음으로 선임됐다. 서울클럽 이사회는 최근 회의를 열고 이원조(53·사진) 부회장(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을 회장으로 추대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신임 회장은 전임 회장인 존 구스타브슨 제일은행 부행장이 한국을 떠나게 돼 회칙에 따라 자리를 물려받았고, 내년 3월까지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회장 임기는 2년이며 회원들의 투표로 선출된다.

서울클럽의 초대 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의 개인 고문이었던 해럴드 레이디였다. 이후 50여년 동안 외국인이 회장을 맡았었다. 외국인과 한국인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는 휴식·문화 공간인 서울클럽은 현재 회원 1400명 가운데 절반가량이 외국인이다.

22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만난 이 신임 회장은 “첫 한국인 회장으로서 외국인 회원들이 한국 사회와 문화를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현금 기부와 물품 지원 위주로 이뤄졌던 자선 활동도 ‘참여형’으로 바꿔 회원들이 함께 봉사하면서 한국 사회·국민들과 교류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클럽 운영을 알뜰하게 해 기부금액도 늘이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그는 “한국에 거주하는 상당수의 지도층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한국을 접하게 되는 곳이 서울클럽”이라며 “우리 클럽은 100년 이상 세계와 한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해왔다”고 소개했다. 클럽 소속 회원들은 운동이나 식사, 세미나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류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변호사인 이 회장도 이곳에서 각종 비즈니스 미팅을 하고, 주말에는 부인·아들과 함께 운동과 식사를 한단다. 이 회장의 부인은 대통합민주신당 박영선 의원이다. 이 회장은 미 샌프란시스코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로스앤젤레스 등지의 로펌에서 근무하다가 10년 전 국내로 들어와 활동 중이다.

서울클럽은 1904년 고종황제의 칙서에 따라 주한 외국인을 위한 사교 클럽으로 세워졌다.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모여 친목을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왕실 도서관인 중명전을 무상으로 무기한 대여해준 것이 시초였다. 초창기 회원들은 선교사·외교관·상인·광산업자 등이었다.

글=박현영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서울클럽=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회원제 사교클럽이다. ‘외인구락부’로 출발한 뒤 ‘서울구락부’를 거쳐 ‘서울클럽’으로 이름이 바뀌었다. 식당과 수영장·헬스클럽·골프연습장 등 운동시설, 연회장과 세미나실 등을 갖추고 있다. 외국계·다국적 기업의 임원, 주한 외교관, 외국과 거래가 많은 한국 기업 임원 등이 주요 회원이다. 회원 국적도 50개국이 넘는다. 회원 2명 이상의 추천을 받아 입회심사위원회의 심사에 통과한 뒤 개인 사정상 탈퇴하는 회원이 발생하면 그 자리를 채우는 방식으로 회원가입이 가능하다. 현재 회원권은 6000만원가량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