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 끝 … '이명박 테마주' 폭락 돌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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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투기적인 단타 매매자들은 '재료'에 민감하다. 초단기간 거래에서 기업 실적의 변화에 따른 투자를 할 수는 없다. 그래서 핑계거리를 찾는다. 호재성 재료가 될 듯싶으면 일제히 사들여 주가를 급등시킨다. 그다음은 '폭탄 돌리기'다. 주가가 떨어질 재료가 나타날 때까지 '사자'를 외치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선 테마주'라는 종목들이 이들의 재료가 됐다.

한나라당 경선과 함께 상한가 행진을 벌여오던 '이명박 테마주'들이 22일 일제히 폭락세로 돌변했다. 그동안의 주가 급등에 대주주들이 지분 매각에 나선 것이 신호탄이 됐다.

◆급락 돌변한 '이명박 주'=이명박 테마주로 알려진 기업은 특수건설과 홈센타.삼호개발.신천개발.삼목정공.이화공영이다. 이들 종목은 수중공사 면허를 보유하거나 교량. 터널 시공 기술을 갖춰 대운하 관련주로 분류됐거나 대주주가 이 후보와 친분이 있어 '이명박 테마주'로 소문난 주식이다. 이 종목들은 대부분 이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로 선출된 20일 이후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폭등세를 연출했으나 이날 갑자기 폭락세로 돌변했다.

상한가 행진 뒤 바로 하한가로 돌변한 종목은 특수건설.홈센타.삼호개발.신천개발이다. 이달 2일부터 최근까지 7~10거래일 동안 상한가를 기록했던 종목들이다. 특히 특수건설의 경우 1일 7550원이던 주가가 21일까지 단 14거래일 동안 235.8% 급등, 2만5350원까지 올랐다. 이화공영과 삼목정공 역시 폭락했다.

이날 폭락은 대주주의 지분 일부 매각 소식에다, 한나라당 일부에서 '대운하 공약 재검토' 의견이 나온 것이 원인이 됐다. 특수건설의 대주주인 김중헌씨 등은 21일 이 회사 지분 4.14%를 장내 매도했으며, 삼호개발의 최대주주인 이종호씨도 최근 지분 매각으로 연초 37.13%였던 지분이 22.4%까지 낮아졌다.

◆'폭탄' 넘겨받은 범여권 후보주=반면 범여권 후보주들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관련된 세지는 10일부터 단 하루만 빼고 상한가 행진을 계속하고 있으며, IC코퍼레이션은 이틀 상한가 뒤 22일에도 12%나 급등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수혜주로 알려진 영남제분도 22일을 포함, 사흘째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수혜주로 알려진 EG도 며칠간의 급락세에서 벗어나 이날 상한가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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