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광장>편견없는 취업기회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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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대학 졸업시즌이다.올해도 어김없이 아직 앳되게만 보이는 여학생들이 사회속으로 내던져지나(?)그들은 그 의미도 모르는듯 그저 즐거운 표정인것 같다.대학 시간강사로,그것도 주로 여대에서10여년째를 보내고 있노라니 나는 졸업시즌이 되 면 언제나 여학생들의 거취문제에 신경이 쓰인다.
대졸여성들의 취업난이 극심하다는 보도를 접하면 안타까워지고,여사원을 많이 뽑는 기업이나 여성공무원이 증가한다는 소식을 들으면 안도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취업을 못해 낙담하는 여학생들을 보면 가슴이 답답하고,취직을 하고 즐거워하는 여학생들을 보아도 마냥 기쁘기 보다는 마음 한켠이 착잡해지는 이중적 감정을 갖곤한다.
그것은 아마 내가 결혼이냐,직업이냐의 양자택일을 강요받았던 세대였기 때문에 갖는 피해의식일 수도 있다.결혼을 하고 직장을다녀도 직장의 요구와 가정의 요구가 상충되면 일을 버려야 했고,일을 택해도 가정문제의 책임자는 여성이라는 낙 인이 늘 따라다녔다. 물론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직장여성들의 출산휴가를 늘린다거나 육아휴직과 탁아방안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식으로,여성인력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달라졌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는 여전히 성차별의식을 강건히 고수하고 있다.
똑같은 행동도 남자가 할때와 여자가 할 때 해석이 달라지고,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감시와 통제가 따른다.몇몇 직업의식이없는 여성의 사례가 모든 여성으로 일반화돼 적용된다.
그래서 이 사회에서 여성이 인정받기 위해서는 남성의 몇배 자기관리와 업무수행을 해야하는 힘겨운 삶을 살아야 한다.나는 교단에 서서 바라본 여학생들의 배우려는 열망과 새로운 것에 대한호기심으로 반짝이던 눈빛을 기억한다.사회가 이들 의 열망과 호기심을 편견없이 따뜻하게 받아줄 날은 언제쯤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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