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문댐 담수로 동창천 고갈 심각한 식수난 호소-경북 청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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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대구시민들의 식수를 풍족하게 하기 위해 청도군 주민들의 입은 타들어가도 좋습니까.올해 농사는 또 어쩌구요.』 청도 운문댐이 건설돼 담수가 시작되면서 댐하류인 동창천이 바짝 말라 주민들이 심각한 식수난을 호소하고 있다.
낙동강지류인 동창천은 운문댐이 지난해 10월 준공된 뒤 담수가 시작되자 너비 14m에 달하는 하천이 먼지를 날리며 바닥을드러냈다.
이 때문에 지하수를 이용하는 인근 주민들은 물이 나오지 않아산의 계곡물을 떠오거나 생수를 사오는등 물을 구하느라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
청도군매전면 李震炯씨(42)는『도시에 물을 공급한다며 촌사람들의 식수를 끊으면 어떻게 하느냐』며『가뜩이나 농사준비에 바쁜데 아침부터 물을 구하느라 이리저리 뛰어다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운문댐주변 횟집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운문댐 밑에서 횟집을 경영하는 金임곤씨(36)는『이곳 물이 맑아 직접 고기를 잡아 회를 만들곤 했는데 지금은 다른 지역에서 물고기를 사온다』고 털어놓았다.
이곳 횟집들은 동창천에서 직접 잡은 물고기로 요리해 대구.경산등 다른 지역에서 손님들이 몰려오곤 했으나 하천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손님들의 발길도 끊겨 매상이 크게 떨어졌다.
이와 함께 34㎞에 달하는 동창천의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는6백40여㏊의 농지도 올해 농사에 큰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동창천 주변에는 청도군운문면.금천면.매전면 일대등에 딸기.고추등 각종 시설채소와 논농사가 대규모로 경작되고 있는데 물부족으로 용수가 곤란한 상태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운문댐에서는 대구.경산.청도.영천등에 하루 37만t의 식수를 공급할 계획인데 이 경우 담수량이 부족한 운문댐이 계속물을 방류하지 않게 돼 동창천의 건천화는 상당기간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청도군민들은『동창천의 오염을 방지하고 농업용수의 고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차원에서 운문댐하류에 보조댐을 설치하는등의 대책마련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淸道=金基讚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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