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나라당 대선 주자로 확정된 이명박 후보 앞에는 '검찰 수사'라는 관문이 여전히 놓여 있다. 검찰의 13일 중간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거나 수사를 진행 중인 이 후보 관련 사건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곡동 땅 차명 보유 의혹과 BBK 투자자문의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은 계기만 있으면 언제든지 검찰이 수사를 재개할 수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가 담당한 도곡동 땅 수사는 겉으로는 수사결과 발표와 동시에 일단락됐다. 하지만 검찰이 "이 땅의 지분 중 이상은(이 후보의 큰형)씨 명의 부분은 제3자의 차명재산으로 보인다"고 밝혀 말끔하게 종료되진 않은 상황이다. 이 후보가 실제 소유주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것이다.
검찰은 15일 '수사 결과에 대한 정치공세를 중단하라'는 긴급 발표문을 내면서 "이 땅의 매각 자금을 관리해 온 인물들이 수사에 협조할 경우 수사를 다시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본선 과정에서 도곡동 땅과 관련된 추가 고소.고발이 이뤄지거나 이 사건과 관련된 핵심인물로부터 새로운 증언이 나올 경우 실제 땅 주인을 확인하는 수사가 다시 진행될 수 있다는 뜻이다.
BBK 투자자문의 주가조작 사건은 현재 주요 참고인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때까지 수사를 중단하는 '참고인 중지' 상태다. 회사의 대표였던 김경준씨가 미국에 있어 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는 주가조작 및 수백억원대의 회사자금 횡령 혐의로 미국에서 체포돼 캘리포니아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그는 우리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에 따라 현재 송환 재판을 받고 있다.
김씨는 최근 국내 언론에 "BBK가 사실상 이 후보의 회사였다"며 "9월 중 귀국해 모든 것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BBK는 나와는 무관한 회사"라고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다. 따라서 김씨의 귀국이 실제로 이뤄지면 검찰은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를 가릴 수 있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귀국하겠다면서도 한국으로 송환되는 것을 막는 항소를 취소하지 않고 있다. 현재로선 김씨가 실제 귀국할 의사가 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또 중앙지검 공안1부는 이 후보 지지 모임인 '희망세상 21' 산악회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검찰은 이 모임을 불법 선거운동 단체로 규정한 상태에서 이 후보의 개입 여부를 계속 캐고 있다.
이상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