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JOBs] 에쓰오일, 예스! 글로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에쓰오일의 상반기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이 7094억원과 7110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수준을 기록해서인지 신입사원들의 표정이 밝다. 왼쪽부터 김진경·송영은·홍대성·이충운·백종훈·양승직·김병태·신정국·배재승씨. 조문규 기자


 ‘오늘은 왜 이리 잘나가는 걸까. 나는 에쓰오일, 에쓰오일, 에쓰오일~♬’. 간혹 따라 불러봤음 직한 흥겨운 CM송. 에쓰오일은 이 CM송처럼 ‘즐거운’ 기업으로 평가를 받는다.

 이 회사는 지난해 9257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는 실적 호조에 잔뜩 고무돼 있다. 또 최근 노란색 위주의 새 CI를 만들어 밝은 회사 이미지를 더했다. 다섯 햇살이 뻗는 모양의 로고는 에쓰오일의 공유 가치인 이른바 ‘5S 정신’이다. Superiority(최고의 품질과 서비스), Sincerity(투명경영), Satisfaction(고객만족 경영), Sharing(나눔경영), Smart People(인재 개발)을 뜻한다.

 에쓰오일은 1976년 1월 한이석유㈜로 출발했다. 같은 해 국내 최초의 수소 첨가 공정을 도입한 윤활기유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80년 쌍용정유로 상호를 바꿨고 91년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 지분 35%를 매각해 외국인 투자를 받아들였다. 99년 11월 쌍용그룹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분리돼 이듬해 3월 에쓰오일로 개명했다. 올 3월에는 자사주 형태로 보유해 온 회사 측 지분 28.4%를 한진에너지에 매각해 현재 아람코와 한진이 대주주다. 에쓰오일의 성장 전략은 고도화 설비(BCC) 투자다. 고도화 설비란 값이 싼 벙커C유를 다시 가공해 휘발유나 등유·경유를 만드는 설비로 투자비가 일반 정유 설비의 열 배 정도다.

 하루 58만 배럴의 원유정제 시설을 비롯해 하루 29만7000배럴의 중질유 분해·탈황시설 등을 갖췄다. 홍보 부문의 강신기(53) 상무는 “국내 정유사 중 최고 비율의 고도화 시설을 보유해 석유가 내수산업이라는 관념에서 탈피해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매출의 60%에 달하는 약 90억 달러였다. 지난달 미 포춘지가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에 들기도 했다.

 ◆“국제화된 감각…영어는 필수”=에쓰오일은 아람코가 대주주인 외국인 투자기업인 만큼 영어 구사 능력이 중요하다. 토익 700점 정도의 비교적 높지 않은 점수로도 지원이 가능하지만 영어 면접이 관건이다. 채용 전형은 서류와 인성·적성 검사, 두 차례 면접 등으로 나뉜다. 인성·적성 검사는 검사 전문기관에서 한다.

 1차 면접에서는 기본·직무 역량과 영어 능력 등을 본다. 기본 역량 면접에서는 대학생활이나 봉사활동 등을 묻는다. 인사팀 송원기(35) 과장은 “본인이 실제 경험한 내용을 토대로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했는지 자세하게 설명하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어 인터뷰 질문 내용은 까다롭지 않다. 실제 업무에서 영어를 얼마나 사용할 수 있는지가 주요 검증 포인트로, 외국인 전문 면접관이 아닌 실무 담당자가 인터뷰를 한다. 올 초 입사한 자금운영팀의 이연화(27·여)씨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룬 가장 큰 성취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세련되고 멋지게 말하기보다 생각을 솔직하고 명확하게 전달하려고 애쓴 게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귀띔했다.

 ◆“스스로 짜는 자기 개발 프로그램”=이 회사 직원들은 자신의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스스로 짜야 한다. 연초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할 것 같은 각종 교육계획을 써낸다. 경력관리를 위해 희망 부서도 써낸다. 특히 개인별로 연 40시간 이상의 의무교육 시간을 이수하지 못하면 승진 대상에서 제외된다. 같은 부서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사원은 다른 부서를 희망할 수 있다. 평가 결과 핵심 인재로 선발되면 핵심 부서 직무경험을 통해 회사의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외국어·리더십 향상 등과 관련한 추가 교육을 받는다. 인사제도팀 서경섭(35) 과장은 “우수한 사원들을 회사가 적극 인정하고 보상해 줘 직원들의 근무 만족도를 높인다”고 설명했다.

 사회봉사 문화는 에쓰오일 직원들이 큰 자부심을 갖는 부분이다. 신입사원 교육에 각종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있다. 부서 배치 후에는 ‘에쓰오일 사회 봉사단’에 가입할 수 있다. ▶초등학교 안전 교통교육 ▶불우 청소년 돕기 ▶명절 때 복지원 방문 등을 한다. 신입사원인 김병태(28·직매팀)씨는 “다른 부서의 직원들과 얼굴을 익히고 교제할 기회도 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말에는 120명의 자원봉사단이 사업장을 돌며 모은 1만 점 넘는 물품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하고 함께 판매하기도 했다.

■설립 : 1976년
■직원 수 : 6월 말 현재 2399명 (사무직 1070명, 생산직 1259명, 기타 70명)
■사업 분야 : 석유·윤활 제품 및 석유화학제품의 제조·판매
■사업장 : 본사=서울 여의도, 공장=울산, 저유소 및 지역본부=전국에 산재
■2006년 실적 -매출액 : 14조5559억원 -영업이익 : 9257억원 -당기순이익 : 7586억원

글=문병주 기자 <byungjoo@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Q&A

 Q:올해 채용 일정 및 규모는.

 A:다음달 대학 순회 채용 상담회를 시작으로 공채를 한다. 지난해 하반기 대졸 공채로 51명을 채용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인원을 뽑을 예정이다. 업종 특성상 화학공학·기계·전기 관련 학과 출신자를 많이 뽑는다.

 Q:입사 후 근무지 및 업무는.

 A:서울 여의도에 본사가 있고 울산에 공장이 있다. 엔지니어는 공장에, 상경계는 본사와 공장에 나누어 배치한다. 엔지니어는 신입사원 연수 후 일정 기간의 현장 교육을 받고 나면, 그리고 상경계는 신입사원 연수가 끝나면 바로 각 부서로 보낸다.

 Q:신입사원 교육 과정에 주유소 실습도 있나.

 A:입사 후 6주간 신입사원 교육을 한다. 첫 2주 동안은 합숙하며 회사생활을 위한 기본교육을 받고 주유소 현장 실습도 한다. 현장에서 소비자를 대면해 본다.

 Q:대졸 신입사원 연봉 수준과 근무 시간은.

 A:성과급을 제외한 대졸 신입사원 기본연봉은 3500만원 정도다. 출퇴근 시간은 부서마다 차이가 있으나 보통 오전 8시30분에 출근해 오후 6시쯤 퇴근한다.

 Q:외국 근무나 해외 출장의 기회는.

 A:외국 지사가 싱가포르에만 있어 외국 근무 기회는 많지 않은 편이다. 대신 업무 성과가 좋은 사원들을 대상으로 해외 MBA 제도를 운영한다.

신입사원

 1월 에쓰오일에 입사해 업무팀에서 근무하는 양승직(28·사진)씨는 요즘 심기가 불편하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서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덩달아 오르자 “정유사들이 폭리를 취한다”는 말이 여기저기서 들리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정유사 이익의 70% 정도가 석유화학·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에서 발생했다는 점을 아는 사람이 적다”며 “에쓰오일의 실적 중 고급 가공 석유제품을 수출해 거둔 부분이 가장 크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입사시험을 보기 전 ‘에너지 안보’에 관심이 많았다. 이왕이면 제품을 많이 수출해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는 기업을 택하고 싶었다고 한다. 에쓰오일은 이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면접시험 준비는 회사 홈페이지와 신문 기사를 주로 이용했다. “정유업에 대한 기본 지식은 물론 에쓰오일의 회사 지분 구조와 역사도 챙겼죠.” 가상의 질문지를 만들어 취업 준비를 함께 한 친구들과 실전 연습을 한 게 주효했다. “예상치 못한 질문은 얼마나 침착하고 순발력 있는지를 살피려는 것 같아요.” 양씨가 포함된 면접팀에서는 “옆에 있는 자동차 무게를 알아보기 위해 어떻게 하겠는가” “가장 인상 깊은 에쓰오일 주요소를 대고 그 이유를 말해 보시오” 같은 질문이 나왔다.

 “정답이 정해진 건 아니었을 거예요. 제가 나름대로 아이디어를 내 또박또박 천천히 설명했어요. 당황하지 않는 모습과 자신감 있는 말투가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아요.”

 입사 7개월째인 양씨의 당면 목표는 ‘3500만원짜리 신입사원’이다. “면접 때 연봉을 얼마쯤 받고 싶으냐는 질문에 ‘최소 3000만원을 받아야 한다’고 했더니 ‘귀하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느냐’고 되묻더군요. 입증해야죠.” 오늘도 그는 에쓰오일에서 ‘즐거운 하루’를 보낸단다. 휴대전화에 녹음해 놓은 회사 CM송처럼.

문병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