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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도 음악감상하듯 오디오북 출판 활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성인용 도서에도 듣는 책 즉「오디오북」출간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흔들리는 자동차를 타고 있을 때나 안방에 누워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할때 편안히 듣기만 하면서 독서욕구를 충족시킬 수있다는 것이 오디오 북의 장점.
89년부터 출간되기 시작한 오디오북은 현재 유통되는 것이 15종에 불과하나 이달에만 3종이 새로 나오는등 점차 종류와 출간량이 늘어나는 추세다.
미국과 같은 출판선진국에선 슈퍼체인점에서도 쉽게 살 수 있을만큼 오디오북이 대중화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분야의 출판.판매량이 모두 걸음마 단계에 있으나 성장 잠재성은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형식도 종래의 카셋테이프 뿐 아니라 CD가 선보이기 시작하는등 첨단화 바람이 불고있다.
이달에 나온 오디오 북으로는『어린 왕자』(신구미디어)와『동봉스님이 엮은 오디오 반야심경』(고려원)『한국사 강의』(한길사)가 있다.
생 텍쥐페리 실종 50주년을 맞아 출간된『어린왕자』는 소설 한권과 그 내용을 박윤규시인이 각색해 방송인 임백천씨가 녹음한CD 한장으로 돼 있는데 값은 1만원이다.
『오디오 반야심경』은 원각사 주지 동봉스님이 쓰고 녹음한 것으로 작은 책자 한개와 카셋 테이프 2개로 이뤄졌으며 값은 7천원. 테이프는 단순한 불경독송이 아니라 반야심경의 깊은 뜻을이야기하듯 풀이한 강해집이다.
고려원은 지난해에도 용산스님의 베스트셀러 에세이『여보게 저승갈 때 뭘 가지고 가지』를 축약해 테이프 2개와 소책자 한권으로 펴냈었다.
『한국사강의』는 한길사에서 27권 분량의『한국사』를 완간하면서 부록으로 펴낸 것으로 지금까지 나온 오디오 북중 최대분량인CD 24장으로 이뤄져 있다.
전문학자들의 역사시기및 주제별 강의를 담고 있는 이 CD는 22만원에 별도판매되고 있다.
한길사는 지난 해에도 역사문제연구소 이이화소장이 역사인물 87명을 다룬 카셋테이프 20개 분량의『오디오 인물한국사』(6만5천원)를 낸 바 있어 이 분야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92년 김영사에서 펴낸『쉽고 재미있는 음악이야기』는 현재도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는 음악입문서다.
정경화씨등 정트리오를 키워낸 어머니 이원숙씨가 아들 정명근씨와 함께 쓴 책 1권과『음악의 이론』『음악의 역사』등을 신은경씨가 낭독한 2개의 테이프로 돼있으며 값은 6천원.
오디오북의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듣기라는 형식과 전통적으로 가까운 낭송시집 분야다.
대표적인 것은 91년에 민음사에서 펴낸『화사집』.원로시인 徐廷柱씨의 대표작 24편을 백건우씨가 연주하는 스크리아빈의 피아노곡을 배경으로 영화배우 윤정희씨가 낭송해 테이프 한개에 담고있다. 한편 89년 초판이 나온 박 렬씨의 낭송시집『만남에서 동반까지』와 그 후속편『동반에서 영원으로』는 청소년취향의 감상문에 지나지 않는다는 기성문단의 무시에도 불구하고 1백만부가 훨씬 넘는 놀라운 판매고를 기록하며 지금도 꾸준히 팔리 고 있다. 〈趙顯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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