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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축구도 '킬러'가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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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나란히 4강을 목표로 삼았던 남북한 청소년(17세 이하) 축구가 U-17 월드컵 개막전에서 엇갈린 출발을 했다. A조의 한국은 18일 수원 경기에서 페루에 0-1로 져 21일 코스타리카를 반드시 이겨야 하는 궁지에 몰렸다, 반면 B조의 북한은 평가전에서 한국을 4-0으로 격파한 강호 잉글랜드를 맞아 경기를 주도하면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골키퍼 김승규(울산)를 제외한 선수 전원이 고교생이다. 대부분이 프로인 페루 선수들에 비해 볼을 다루는 능력 자체가 떨어진 데다 경기 운영도 지나치게 얌전하고 순진했다. 짧은 패스로 미드필드를 거쳐가는 플레이는 좋았지만 패스의 속도와 방향에 변화가 없었고, 틀에 맞추는 데 집착했다. 페루의 강한 압박으로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이를 타개해 줄 선수가 없었다. 페루의 호세 오레 감독은 "한국 선수들은 움직임에 문제가 있었다. 특히 느린 패스가 약점이었다"고 말했다.

U-17 대표팀에 프로 선수가 없는 것은 프로축구연맹의 규정 때문이다. 연맹은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를 부활하면서 참가 자격을 '고교를 졸업하거나 만 18세 이상'으로 제한해 버렸다. 유럽 국가 대부분은 16세부터 프로가 될 수 있다.

한국이 코스타리카를 잡지 못하면 16강은 힘들어진다. 마지막 상대 토고는 코스타리카와 1-1로 비겼지만 뛰어난 개인기와 유연한 경기 운영을 보여줬다. 북한은 스피드에서 잉글랜드를 압도했다. 후반 17분 빅터 모지스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후반 44분 림철민이 동점골을 터뜨렸다. 북한은 슈팅 수에서도 19-11로 앞섰다.

정영재 기자, 울산=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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