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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선 진단기 설치후 관리소홀-기준치이상 노출땐 유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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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방사선장비가 낡아 과다방사선 피해가 우려된다는 감사원의 발표에 국민들은 몹시 불안하다.특히 이들 대학병원에서 방사선진단을받은 환자들의 빗발친 항의전화는 불안을 떠나 노여움에 가깝다.
더구나 가슴 X선촬영은 병원을 찾는 이라면 대부 분 받게되는 기본적인 검사며 특별히 아픈 곳이 없어도 신체검사등을 통해 일생에 여러번 경험하게될 정도로 친숙한 진단법이다.최근 문제시되고 있는 노후방사선진단장치의 문제점과 인체피해정도에 대해 알아본다. ◇인체피해=결론부터 말해 낡은 장비로 촬영했다 하더라도인체에 미치는 직접적인 악영향은 결코 없다는 것이 의학계의 시각이다.이유는 두가지다.우선 장비가 낡았다고 환자가 꼭 더 많은 방사선을 쬐는 것은 아니라는 것.가령 10만큼 나 오게돼있는 스위치를 눌렀을때 12에 해당하는 방사선이 나올 수 있다는것이 노후장비의 문제점일 수 있으나 이는 작동의사가 미리 감지해 8의 스위치를 눌러 방사선 과잉노출을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다.즉 가슴촬영때 조금만 과잉노출돼도 필름이 검게 나와 육안으로 확인된다는 설명이다.
둘째,설령 감사원발표대로 기준이상의 방사선이 나온다 하더라도진단영역에 쓰이는 방사선양은 극히 미미하므로 암.불임.기형아출산등을 일으킬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다.가슴촬영때 노출되는 방사선양은 30분의 1초동안 10mAs(전류X시간으 로 나타내는 선량의 단위) 가량이며 이는 여객기를 타고 미국까지 왕복할때 상공에서 받게되는 우주선의 방사선 양과 같은 정도라는 것.서울大의대 任廷基교수(진단방사선과)는 『진단에 쓰이는 방사선양은 핵발전소 사고나 치료용 방사선양의 수 백만분의 1에 불과하다』며 이로인한 발병가능성을 일축했다.
◇문제점=진단용 기구라 할지라도 2분정도 방사선노출이 지속되는 위장투시검사는 가슴촬영때보다 10배이상의 방사선이 환자에게쬐어지며 낡은 기계일수록 좋은 영상을 얻기위해 방사선 양을 늘리기도한다는 것.또 비록 이러한 과다방사선이 암 과 같은 직접적 피해를 일으키지 않는다 할지라도 방사선이 몸에 해로운 것만은 엄연한 사실이다.따라서 기계마다 미리 기준치가 설정돼있으며질병진단이란 목적에 필요충분한 양 이상의 방사선을 쬐는 일은 없어야한다는 것이다.문제는 이러한 방사선장비가 처음 병원에 설치될때 받는 사전검사만 있을뿐 사후관리가 전혀 이루어지고있지 않다는 것이다.
게다가 91년 국립보건원이 이미 전국 26개대학병원의 91대중 89대에 대해 성능미달 판정을 내렸음에도 상부기관인 보사부가 해당병원에 대해 아무런 성능개선 지시조차 없었다.올해 7월부터 개정발효되는 의료법에서야 이들 방사선장비의 신고의무화,정기검사실시는 물론 안전관리책임자를 둔다고하나 때늦은 감이 없지않다.美國에선 이들 장비의 기준과 정기검사방법을 FDA(식품의약국)에서 제정,州정부에서 엄격히 사후관리하도록 돼있으며 日本에서도 지방자치단체가 6개월에 한번꼴 로 관리하도록 의료법에 명시돼있다.문제는 대학 병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전국 병.의원에 있는 방사선관련 의료기구만 2만여개에 달한다는 것으로 이들에 대해서도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련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洪慧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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