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제2회 독학사학위수여 수석명예 이인순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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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공부를 즐거이 여기고 매일 꾸준히 한 것이 수석의 비결인 것 같습니다.』17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2회 독학사 학위수여식에서 학위취득자 5백14명중 전체수석의 영예를안은 李仁順씨(20.경기도광명시광명6동).그는『일과 공부를 번갈아 하는 생활이었지만 힘들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다』고 환한 표정으로 말했다.
가정형편 등으로 대학문을 밟지 못한 사람에게 학사자격을 부여하는 독학사는 교양.전공기초.전공심화등 3단계과정을 거쳐 마지막으로 학위취득 종합시험을 통과해야 한다.
지난해 12월 1천8백여명이 응시한 종합시험에서 영문학과를 지원한 李씨는 평균 86.8점을 얻어 수석을 차지했다.92년 부천여고를 졸업한 李씨는 10세때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홀어머니가 가게일로 생계를 꾸리는 형편이라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대신고교시절부터 들어온 독학사시험에 응시키로 하고「낮에는 일,밤에는 공부」의 고된 생활에 뛰어들었다.혼자 공부하는 데서 오는 고립감을 없애기 위해 명지대 사회교육원의 독학사과정에 등록한 李씨는 낮에는 음식점 일.과외지도등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엔 학교와 집에서 매일 5시간이상 공부하는 열성끝에 2년만에 영광을안았다. 『「어려운 처지를 훌륭히 극복했다」는 동정어린 시선을받을 때가 제일 거북하다』는 李씨는『독학사는 대학생보다 두세배는 더 열심히 공부해 학위를 딴 만큼 이를 객관적으로 인정해주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됐으면 한다』고 말했다.李씨는 앞으 로 정규대학에 3학년으로 편입학,평소 관심이 많던 정치학을 공부하고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姜贊昊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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