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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일본의 '외연 넓히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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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중국은
첫 달 탐사선'창어 1호'
10월 1일 건국일에 발사

중국은 자국 최초의 달 탐사선인 창어(嫦娥) 1호를 10월 1일 건국기념일을 전후해 발사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안으로 공산당의 지도력을 강조하고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위상을 전 세계에 과시하겠다는 것이다. 10월 1일은 1949년 국민당을 몰아낸 공산당 지도자 마오쩌둥(毛澤東)이 중화인민공화국 건국을 선포한 날이다. 만일 기상 여건이 맞지 않아 이날 발사하지 못하더라도 연말까지는 달에 쏘아 올리기로 했다.

중국 국무원 산하 국방과학공업위원회 달 탐사 센터의 하오시판(希凡) 부소장은 17일 창어 1호의 발사 시기와 비행경로, 시간을 확정해 발표했다. 그는 "발사할 수 있는 날은 한 달 평균 1회에 불과하다"며 "번개.바람 등 기상 여건을 두루 고려해 날짜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무책임자인 쑨쩌저우(孫澤洲) 위성담당 엔지니어는 "발사 장면은 생중계하며 창어가 찍어 보내는 달 표면 사진도 전송 즉시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어 1호를 우주로 날려보낼 로켓은 창정(長征) 3호 갑(甲)으로 결정됐다. 로켓 총설계사인 진즈창(金志强)은 "점화에서부터 발사, 로켓 분리에 이르는 20분 동안 모두 50여 개의 중요한 작업이 이뤄진다"며 "각 부분에 대한 최종 점검을 모두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창어 1호의 비행 경로에 대해 쑨쩌저우는 "일단 대기권을 벗어나면 5~7회 정도 지구 궤도를 선회한 뒤 달을 향해 날아가게 된다"며 "10~12일 이면 달 근처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탐사선은 달 궤도에 진입한 뒤 9~10차례 궤도를 바꿔가며 달 주변을 관측한다. 달 탐측 전문가인 엔지니어 리춘라이(李春來)는 "목표는 달 표면의 ▶3차원 영상 확보 ▶원소 함량과 물질 분포 분석 ▶대기환경 조사, 달 토양 특성 분석 등 네 가지"라며 "탐사선은 달 탐사 임무를 마친 뒤 영원히 우주로 사라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창어 1호 발사가 "중국의 달 탐사 계획인 '세 걸음 전략(三步走)'의 첫 단계"라며 "이 전략은 2020년께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창어는 중국 고대신화에 나오는 달에 사는 여신이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중국의 달 탐사 전략=중국은 '세 걸음 전략'이라는 이름의 3단계 전략을 준비했다. 1단계는 2004~2007년이다. 달을 선회하며 탐사하는 것이 목적이다. 2단계는 2008~2012년이다. 달에 로봇을 착륙시켜 본격 탐사를 벌인다. 마지막 3단계는 2020년 끝난다. 달 표면 탐사를 마친 뒤 지구로 돌아오는 작업까지를 말한다. 사람을 달로 보내는 것은 다음 단계다. 중국 과학원은 "2025년께에는 중국 최초의 우주인이 달에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은
내달 미-인도 군사훈련
해상자위대 인도양 원정

일본 해상자위대가 미국과 인도의 해상 합동훈련에 참가한다. 다음달 인도양에서 열릴 예정인 이 합동훈련에 일본은 실질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전력을 갖춘 함대와 정예 인력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2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양국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에서 이 방안을 발표키로 했다고 NHK가 17일 보도했다. 합동훈련 참가는 이미 미국과도 사전 교섭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헌법은 육.해.공을 막론하고 전력 보유 자체를 금지하고 있지만 아베는 안전보장 체제 구축이란 명분으로 해외 군사 활동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이다.

미국으로선 일본.인도와 삼각 협력 틀을 구축할 경우 군사력 증강에 나선 중국과 러시아 견제에 힘을 받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양국을 통해 중동에서도 더 쉽게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일본 해상자위대가 인도양에서 3년째 하고 있는 미국과 캐나다를 비롯한 10여 개 국가의 함정에 대한 연료와 식수 공급도 더욱 원활해질 수 있다.

인도는 일본의 군사훈련 참가 요청을 '횡재'로 여기고 있다. 일본에 군사활동의 길을 열어주면서 유대를 강화하면 그 경제력을 십분 활용할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일본의 군사력을 활용하고, 인도는 일본의 경제력을 활용한다는 계산이다. 일본은 이런 틈을 이용해 중국과의 패권 싸움에서 밀려나지 않고, 북방으로 러시아도 견제한다는 복안을 현실화하게 됐다.

일본은 이런 구상 아래 인도에 4000억 엔(약 3조4000억원)의 차관을 제공하고, 철도 건설과 고속도로망 정비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재계의 진출도 강화된다. 차관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일본 기업이 현지에 진출함으로써 경영 노하우까지 일괄적으로 전수하는 방식이다. 이번 아베의 인도 방문에 250명의 재계 CEO가 함께할 예정이다. 가와사키중공업.히타치건설.도시바.미쓰비시중공업 등 대형 건설업체 사장들과 도요타.닛산.혼다.스즈키 등 자동차회사, 신일본제철을 비롯한 소재 개발 업체들도 포함돼 있다.

아베는 인도와 교류를 확대함으로써 민간 기업에 새로운 투자처를 제공하는 비즈니스 외교는 물론 인도를 호주 같은 친(親)일본국가로 만드는 외교력도 발휘한다는 복안이다.

도쿄신문은 이에 대해 "아베가 참의원 선거 참패 이후 국민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책을 찾아나섰다"고 논평했다. 전쟁을 금지한 헌법 제9조 개정을 밀어붙이기 어려워지자 외교력 발휘를 통해 일본의 발언권을 높이고 국내에선 인기를 만회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것이다.

도쿄=김동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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