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RB, 재할인율 0.5%p 전격 인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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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7일 재할인율을 6.25%에서 5.75%로 0.5%포인트 전격 인하했다. FRB는 이날 임시 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FRB는 성명을 통해 "지난 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융시장 상황이 악화됐고, 신용경색과 불확실성으로 인해 경제성장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재할인율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FRB는 그러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 금리 목표치는 연 5.25%로 유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불안한 시장이 FRB를 움직이게 만들었다"고 분석하고 "상당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FRB가 재할인율 인하에 이어 금리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FRB의 재할인율 인하 조치로 미국.유럽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18일 0시(한국시간) 현재 런던의 FTSE지수는 전날 대비 137.30포인트(2.34%) 상승했고 미국의 다우존스지수는 106.24포인트(0.83%) 오른 1만2952.02를 기록했다.

이에 앞서 서브프라임 충격파와 엔캐리 트레이드(낮은 금리의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에 투자하는 자금) 청산 우려가 겹쳐 아시아 증시는 이틀째 급락했다. 17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53.91포인트(-3.19%) 내린 1638.07로 마감했다. 도쿄(-5.42%).상하이(-2.28%)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급락했다. 특히 도쿄증시는 7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환율은 100엔당 30.2원 폭등한 844.6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홍병기 기자

◆재할인율=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적용하는 이자율. 재할인율을 낮추면 시중은행에 대한 대출이 늘어나 통화량이 증가한다.

◆연방기금 금리=미국 FOMC가 결정하는 은행 간 초단기 금리. 한국의 콜금리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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