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아이스하키팀 깨지려나-선수들 부.명예좇아 흩어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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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러시아 아이스하키팀 전통이 풍비박산의 위기에 처했다.
56년 제7회 코르티나올림픽(이탈리아)우승이래 60년(제8회),80년(제13회)두차례만 우승을 놓쳤을뿐 통산 8차례 우승을 차지하며 40년 가까이 세계 정상으로 군림하던 러시아가 15일 핀란드에 5-0으로 참패하고 만 것이다.
93세계선수권 우승팀으로 A조 톱 시드인 러시아는 이날 세계선수권 7위에 불과한 핀란드에 단 한골도 얻지못하고 일방적인 농락을 당한 끝에「블랙 튜즈데이」로 불리는 망신을 당했다.
러시아는 지난 40년동안 핀란드에 1백60전1백42승18패의절대 우세를 지키고 있었다.
1차전에서 홈팀 노르웨이를 5-1로 격파,그런대로 여타팀들의두려움을 산 러시아는 핀란드와의 2차전에선 슈팅수 29-13의절대 열세속에 2피리어드에서만 4골을 허용,붉은 곰의 자존심에좀처럼 씻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
참패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곳 전문가들은 경험 부족과 상대팀에 뒤진 투혼을 꼽고 있다. 92알베르빌 올림픽 우승을 이끈 22명의 주역중 19명이 富와 명예를 좇아 북미프로아이스하키리그(NHL)로 미련없이 떠나 현재의 러시아대표팀 전원이 올림픽에 첫 출전하는 신출내기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림픽 같이 큰 대회 경험이 없는 이들은 2피리어드 막판 1분을 남겨놓고 10초새 2골을 잃는 미숙한 경기 운영으로 추격의지를 상실한채 허무하게 무너졌다.
러시아는 16일 최약체 오스트리아를 9-1로 대파,체면을 세워 8강 진출은 무난하나 준결승까지 진출하기엔 전력이 크게 약화돼 있다.
[릴레함메르=劉尙哲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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