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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문화가 바뀌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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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손수운전자 증가/소신휴가제 정착/장교부인회 해체/병영내 의사소통 원활… 상관 꼬집기도/컴퓨터 열기에 문서형식주의도 개선
새정부 출범이후 큰 변화와 개혁의 진통을 겪어왔던 군대사회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군에서 지난 1년동안 나타난 변화들은 ▲병영내 토론문화 활성화 ▲장교부인회 해체 ▲손수운전 붐 ▲소신휴가제 정착 ▲지나친 문서형식주의 탈피 ▲환경보호 선도 ▲김포공항 군 의전실 축소운영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양한 변화 가운데 과거 권위주의시대와 가장 대조적인 현상으로는 병영내 장병 상호간 원활한 의사소통체계. 각군에서는 장성급 참모회의에서부터 사병들의 자유토론에 이르기까지 각종 간담회와 토론회를 수시로 운영하는 등 장병 상호간 언로소통에 전례없는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각종 간담회나 토론회 자리에서 참석자들은 장교·사병 모두 윗사람 눈치를 살피며 할 말을 못했던 과거와는 달리 각자의 소신을 거침없이 밝히는가 하면 사병들이 지휘관들의 장·단점을 날카롭게 꼬집기도 한다.
병영내 토론문화가 이처럼 활성화되고 있는데는 대부분의 사병들이 고도성장기인 70년대이후 출생한 신세대들로 80% 이상이 고등학교 졸업 이상의 고학력자들이라는 점이 주원인으로 군당국은 풀이하고 있다.
한때 장교들 사이에서 인사청탁의 창구역을 담당했던 「장교부인회」제도가 지난 1년 사이 모두 해체되면서 「남편이 대령이면 부인은 장군」이라는 유행어도 이제 옛말이 됐다.
각군 참모총장 부인을 회장으로 한 장교부인회는 그동안 불우이웃돕기·장병위문 활동 등 긍정적인 측면도 없지 않았으나 한때 군인사에 개입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작년이후 모두 폐지,일체의 공식활동이 금지됐으며 해·공군의 경우 참모총장 공관에 모든 장교와 부인들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오랜 관례로 지켜져왔던 장군소속 운전병제가 지난해부터 폐지되면서 장성가족은 물론 본인들까지도 공무가 아닌한 직접 차를 운전하는 손수운전붐이 새롭게 조성되고 있다.
또 군인복무규율이 보장하는 장병들의 휴가도 과거에는 상급 지휘관의 눈치를 보느라 못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이제는 휴가도 업무수행의 연장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눈치휴가」는 옛말이 됐다.
실제 공군의 경우 지난해 조근해총장이 여름휴가를 가지 못했음에도 모든 참모들은 이에 개의치 않고 소신껏 휴가를 다녀왔다.
관료조직의 전형적 폐단으로 지적되고 있는 지나친 문서형식주의도 하나둘씩 개선돼 나가고 있다.
각군에서는 지나친 문서작성에 따른 비능률을 해소키 위해 행정 전산망과 전산단말기 등을 설치,이를 통한 결재방식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과거 사각지대였던 환경오염문제에 대한 군의 인식도 이젠 크게 달라져 각군에서는 최근 환경전담부서를 설치해 ▲쓰레기 분리수거 및 자원재활용 ▲하수종말처리장 설치 등 환경오염 예방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항공기 좌석안내나 각종 수속 및 세관통관 대행 등 지나친 의전상 예우로 민·군 위화감을 조장했던 김포공항의 군전용 의전실을 대폭 축소,국내선 귀빈실은 폐쇄하고 국제선 귀빈실만 최소인원으로 운영하고 있다.<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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