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대화노력 계속/김 대통령/핵문제 안보리 회부 상관없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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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반도 위기상황 아니다”/한 외무,일정당겨 내일 급거 방미/청와대 안보회의
김영삼대통령은 8일 『북한·국제원자력기구(IAEA)간에 사찰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북한 핵문제가 유엔안보리로 회부되더라도 대화를 통한 해결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관계기사 3면>
김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올들어 처음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이같이 말하고 『대화노력이 실패할 경우 국가의 안보와 생존권 확보를 위해,또 국가안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라』고 내각에 지시했다.
김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고립을 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천명하고 북한측에 대해 IAEA 사찰을 수용하고 남북한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김 대통령은 이어 『북한의 사찰거부로 핵문제 해결노력이 중대한 고비를 맞고 있다』고 지적,『정부는 원칙을 지키고 정책일관성을 유지하는 한편 신축성을 발휘,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라』고 관계장관들에게 지시했다.
정종욱 외교안보수석은 우리 정부가 북한핵 문제의 유엔안보리 회부와 별개로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의사와 관련,『안보리가 북한에 대해 제재를 결정할 경우 제재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 수석은 『요즘 한반도 상황을 위기로 얘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하고 『다만 북한이 한반도의 긴장고조와 불안감을 역이용하고 있어 우리는 원칙에 따라 의연히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군사동향과 관련,정 수석은 『영변지역에 대한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지하 군사시설을 강화하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으며 대남비난을 크게 강화하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이러한 정치·군사적 움직임에도 불구,즉각적인 군사도발 조짐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참석자는 이회창총리,이영덕 부총리겸 통일원장관,김덕 안기부장,한승주 외무·최형우 내무·이병태 국방장관,천용택 비상기획위원장,이양호 합참의장,청와대의 박관용 비서실장·정종욱 외교안보수석비서관 등이다.<김현일·박의준기자>
◎북한 핵문제 조율
한승주 외무장관이 빌 클린턴 대통령·워런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윌리엄 페리 국방장관 등 미국정부 고위관리들과 만나 북한 핵문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최종 조율하기 위해 9일 오후 급히 방미한다.
한 장관은 당초 오는 18일 미국 지도자들과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방안과 이 문제의 유엔안보리 회부가능성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미국의 요청으로 방미 시기를 1주일 앞당겼다.
한 장관의 갑작스런 방미는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시한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정기이사회가 21일 예정되고 미국에선 강경기류가 감도는 가운데 이루어진 것으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긴박함을 말해준다.<박의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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