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코너>심판들 구단 해외전지훈련 줄줄이 동행 빈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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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 89년 7월 어느날 일본프로야구의 심판부 副부장이던오카다씨는『이번엔 거인군이 우승해야 한다』는 말 한마디 때문에감봉처분과 직책을 박탈당하는 중벌(?)을 받았다.
오카다 부부장은 이날 경기가 끝난후 고라쿠엔구장내 자이언츠팀의 선수클럽인 다이아몬드바에서 맥주로 목을 축이다가 선수들에게격려차『우승하라』고 말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옆좌석에서 오카다씨의 말을 들은 한 야구잡지기자가 이를『심판의 윤리에 어긋난다』고 기사화하면서 문제가 돼 급기야 일본야구위원회(JBO)가 중벌을 내려 무마됐다.
이 사건후 오카다씨는 2~3년간 심판직을 정직당했으며 이후 정년까지 평심판으로 일했다.
지난 82년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의 선두주자로서 착실히 기반을 구축,연인원 5백만관중에 육박하는 최고의인기스포츠로 발돋움했다.
프로야구가 타종목에 비해 이만큼 고속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직업 심판진을 도입,공정하고 정확한 판정으로 경기를 정착시켰기때문인 것으로도 볼수 있다.
그러나 근래들어 각구단의 전력이 평준화되고 승부가 한치 앞을내다볼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하면서 판정불만이 봇물 터지듯 흘러나와 프로야구 인기에 흠이 되고 있다.이같은 불만은 구단들의승부욕 때문이기도 하지만 심판들의 자세에 대한 의혹(?)이 원인이기도 하다.따라서 심판의 몸가짐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이같은 시기에 KB0가 각 구단의 전지훈련장으로 1군 심판전원을 출장보내 야구인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호주 6명,일본 9명,대만 4명).
심판들은 전지훈련장을 찾은 이유로『실전대비 훈련』혹은『구단의요청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오히려 한술 더 떠 정례화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일본의 경우 심판은 구단측 인사들과는 차도 함께 타지 못하게 할 정도로 심판의 몸가짐을 엄격히 규정해 놓고 있다.
오해의 소지를 사전에 봉쇄하려는 뜻일 것이다.
이러한 때 모든 심판의 본보기격인 프로야구심판들이 『참외밭에서 신발끈을 매서야 되겠느냐』는게 뜻있는 야구인들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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