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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남준 작품보며 정동길 걸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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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우중충했던 하천변과 특색 없는 길, 그리고 뻔한 모습의 놀이방 외벽….

도시의 풍경을 삭막하게 하는 이런 곳에 지역의 의미와 역사를 담은 벽화.조각과 같은 작품이 그려지거나 설치돼 도시의 풍경을 바꾼다.

서울시는 '도시 갤러리'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15일 정동길과 불광천.망원동.신림동 공부방에 공공미술을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도시 갤러리 사업이란 벤치 같은 공공 생활시설과 담벽 같은 시설을 아름답게 바꿔 시민과 관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정동길에는 '구한말에 신문명이 개화한 곳'이라는 역사적 의미를 되살린 작품들을 곳곳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화여고 담과 볼라드(돌말뚝)에는 '신문명의 개화'를 상징하는 꽃 그림을 그린다. 이 학교 심슨기념관의 외벽에는 백남준의 영상 작품을 설치한다. 이 영상작품은 정동길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내용이 담긴다.

정동교회와 옛 러시아 공사관 같은 여섯 곳에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할 수 있는 '역사 이정표'를 세우게 된다. 정동극장 앞에는 '아트 벤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 서북부 지역 주민들의 휴식.운동 공간인 불광천에는 주민과 어린이가 참여하는 공공미술 작품을 설치할 방침이다. 불광천 초입의 폭 100m 계단은 지역 어린이들이 물고기.개구리를 그려 만든 타일 벽화로 꾸미기로 했다. 지역 예술가들은 100여 개의 징검다리 돌에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암각화로 새겨 넣을 계획이다.

망원동의 공터.놀이터.공사장 가림막 같은 곳에는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 어울리는 그림과 미술작품을 설치하기로 했다. 신림3동 공부방 '우리자리'에서는 툇마루를 미술작품으로 꾸미고, 옹벽에 벽화를 그려 넣기로 했다.

성시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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