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와 수교보장 받을 때까지/북,핵카드 포기 않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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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북경 외교가 분석/사찰수용 결정은 전술/체제인정·경원약속 없인/조속한 대외개방 어려워
【북경=연합】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국교정상화 보장을 받아내기전까지는 기존의 핵카드를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경의 외교분석가들이 19일 전망했다.
북한 및 중국 사정에 밝은 북경주재 동구외교관들과 서방분석가들은 『한·미·일 등 서방진영에서 최근 핵개발을 앞세운 북한의 외교적 숨바꼭질이 막바지 한계에 이르렀으며 따라서 가까운 장래에 핵카드를 포기,대외개방방침을 표명하는 등 신축적인 자세로 전환할 것이라는 낙관적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이는 성급하고도 위험천만한 발상』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전망했다.
이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미국과의 협상에서 팀스피리트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중단하는 대가로 북한내 핵시설에 대한 국제사찰을 수용키로 한 것은 전술적 고려에서 나온 것일뿐 근본적인 자세전환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핵타결이후 미국의 다음 공략목표가 북한내 인권문제이며 이것이 곧 김일성­김정일 부자 세습정권의 붕괴로 이어질 위험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클린턴 행정부로부터 북한 경제제재 해제 및 팀스피리트훈련 중단외에 ▲미·일과의 수교보장 ▲북한체제 인정 및 보장 ▲경제원조 보장 등을 약속받지 않는한 핵개발을 포기하거나 IAEA에 핵시설 사찰을 전면 개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분석했다.
북경주재 한국대사관의 한 고위소식통도 이같은 분석에 견해를 같이하면서 『북한은 적어도 미국으로부터 대북수교 및 체제보장을 받아내기전까지는 핵카드를 걸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측도 이 점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 설득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같은 필요충분조건이 충족되지 않는 한 북한은 일부의 예상처럼 빠른 시일내에 대외개방노선으로 돌아설 수 없을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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