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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STV 투맨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지난해 막을 내린『주병진 쇼』는 정치인을 TV로 불러내는등 다양한 볼거리를 마련,시청률면에서 크게 성공했지만 쟁점있는 대화가 주가 되는 본격 토크쇼는 아니었다.
SBS-TV가 이 프로의 후속으로 선보인 『투맨쇼』의 첫 인상도 비슷했다.『주병진 쇼』에 비해 좀더 세련되긴 했지만 역시대화보다는 볼거리 중심의 쇼에 가까웠다.
9일 출연한,실베스터 스탤론의 무술 지도를 맡았던 재미 무술인 권영문씨는 무술과 마술 시범만을 보인채 한마디 대화도 없이퇴장했다.
토크 쇼에 눈길을 끌만한 볼거리를 삽입하는 것 자체는 양념으로 받아들여질수 있다.그러나 이야기 손님으로 초대된 누드모델까지 볼거리화한 느낌을 주는 것은 곤란하다.
9일의 이야기 손님은 누드와 보리밭을 주로 그리는 화가 이숙자씨(고려대교수)와 누드전문 사진작가 이창남씨,그리고 현역 누드모델 2명이었다.
베일에 가린 누드모델을 출연시켜 당당한 직업인으로 자신의 세계를 이야기하도록 해 일반의 편견과 오해를 바로잡아 보자는 의도는 일단 높이 평가받을만 하다.그러나 진행방식은 그렇지 못했다. 『음대 가지말고 미대 갈걸』『홀딱 벗는…』등 지속적으로 벗는다는 행위를 암시하는 조영남의 우스갯소리는 누드모델에 대한사회적 편견을 은연중에 부추기는 인상을 주었다.
누드모델에게 옷을 입은채 직접 포즈를 취하게 한 것도 마찬가지다. 『옷을 입고 있으니 포즈가 잘 안된다』는 모델의 말을 받아『벗은 것으로 상상하고 볼테니…』라고 한 진행자의 말처럼 이 대목은 단지 시청자들에게 벗은 장면을 상상해보는 기회만 주지 않았을까 싶다.
얼굴을 가리기위해 모자를 쓰고 나올 정도로 어려운 발걸음을 한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없애보자는게 목적이었다면 좀더 진지하고 조심스런 진행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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