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불우이웃돕기 사인회 연 탤런트 김혜자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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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사람들 앞에 나서는게 무안해 그동안 사인회를 한번도 하지 않았어요.그런데 이번에「엄마의 바다」가 막을 내리면서 뜻있는 일을 해보자는 의견이 나와 참여했을 뿐입니다.』 23일 애경백화점에서 불우이웃돕기 자선 일일판매사인회에 참여한 탤런트 金惠子씨(52).
각종 시청률조사에서 줄곧 1위를 기록한 끝에 지난 26일 막을 내린 MBC 주말연속극『엄마의 바다』 연기.제작진은 이 사인회에 참가해 마련한 성금 1천만원을 27일 서울구로구청 가정복지과와 구로동 수궁모자원에 전달했다.
金씨는 이 금액에 자신의 돈 1백여만원을 보탰다.
『그날 오신 분들이 서서 구경만 하셔서 오히려 물건이 덜 팔렸을 수도 있을 거예요.그래서 물건을 사셔야만 이 행사가 의미가 있다고 말씀드리기도 했지요.』 연말이면 으레 있게 마련인 불우이웃돕기행사도 줄어들고 세상이 자꾸만 각박해지는 것 같지 않느냐는 질문에 金씨는『알려지지 않아 그렇겠지요』라고 대답했다. 기독교신자인 金씨는「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구절을 인용하며『돕는 분들은 다들 조용히 돕고 계세요』라고 말했다.
한국선명회의「사랑의 빵」운동에 참여해 지난해 8월과 올 1월에티오피아.소말리아를 방문,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던 金씨는 조용한 사회운동가.
『어려운 형편에 있는 분들이 너무 절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우리 사회 인정이 그토록 메말랐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10여년전부터 구로구오류동 오류애육원을 정기적으로 찾아가는 金씨는 그곳에 있는 어린이 5명의 후원자이기도 하다.
『이따금 애육원 애들에게 입힐 옷을 사러가면 사정을 아는 시장상인들께서 옷을 갑절로 주곤 합니다.고마운 분들입니다.』 『엄마의 바다』가 줄곧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金씨는『작가분이 따뜻한 심성으로 대본을 쓰셨고 젊은 연기진의 활약이 두드러진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갑자기 남편을 잃고 혼자된 주부들이 자신도 극중 엄마와 처지가 같다며 편지를 많이 보내오셨어요.작가분께 온 편지중에는「극중 엄마가 재혼하면 나도 하겠다」는 내용도 있었답니다.』 우리나라엔 아직 엄마는 엄마로서만 존재하길 원하는 정서가 많은 것 같다는게 金씨의 설명.
『엄마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은 달라져도 엄마의 본질은 변하지 않겠죠.자식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이 엄마의 사랑 아닌가요.
그래도 늙어서 자식에게 기대려고 해서는 안되겠지요.』 가장 어머니역을 많이 한 연기자로 꼽히는 金씨의「엄마관」이다.
『신세대 역할이 커지는 만큼 기성세대의 역할도 중요합니다.TV드라마도 양쪽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는 쪽으로 가리라고 봅니다.』 TV채널 결정권을 신세대가 가지는 현실에서 올해 최고의 인기탤런트 金씨가 본 TV드라마에 대한 전망이다.
〈李相列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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