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인석보 목판중간본 도난/임란전 간행된 희귀고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세종회관 전시중 없어져… 내부범행 가능성/훈민정음 영인본도
서울 세종문화회관 지하 1층 전시장에 전시중이던 월인석보 목판본(1568년) 머리권과 권1 및 훈민정음 해례본(1946년 조선어학회 영인본) 등 고서희귀본 3점이 26일 밤새 도난당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발견자인 아르바이트생 정남순씨(21·여)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쯤 개장준비를 위해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가보니 아크릴 전시대의 나사 6개중 2개가 풀린채 나란히 진열돼 있던 책들이 없어졌다는 것이다.
도난당한 월인석보 머리권과 권1은 세조 5년(1459년) 초간된 이후 선조2년(1568년) 새로 목판을 새겨 중간한 것으로,초간본은 서강대 박물관에 소장돼 있고 현재 8곳에 나뉘어 소장중인 중간본은 시중에서 수백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훈민정음 해례본 영인본은 1446년에 간행된 원본을 1946년 조선어학회에서 사진을 찍은 것으로 시중에서 수만원씩에 팔리고 있으며 원본은 국보 70호로 지정,현재 간송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도난당한 월인석보와 훈민정음은 한국출판무역(주) 대표 여승구씨(59)와 장서가 박영순씨의소장품으로 서울시와 KBS문화사업단이 임대,서울정도 6백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29일부터 28일까지 다른 고서 1백50여점과 함께 전시해왔다.
경찰은 26일 오후 6시 전시장이 폐장된후 출입문이 완전폐쇄된채 외부침입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전시중 낮시간에 도난당했거나 내부자 또는 전시회 사정을 잘 아는 사람의 소행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