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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과로 원인 정신 신체 장애 규칙적인 리듬 파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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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아무것도 아닙니다.신경성이니까 걱정마십시오.』 의사들로부터흔히 듣는 이 말처럼 환자들에게 당혹스러운 것도 없다.아무것도아닌데 왜 아픈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르는 것은 의사도 마찬가지다.마음에서 비롯돼 나타나는 신체증상은 매우 광범위하며 아직 그 정확한 의학적 원인은 밝혀져있지 않다.
흔히 기능성 장애라고 불리기도 하는 정신신체장애는 18세기초미국에서 총상으로 위장벽에 구멍이 나 6년동안 위장안이 훤히 보이는채 살아야 했던 환자를 관찰한 군의관의 기술에서 비롯된다.「음식물이 들어가야 위액이 분비되고 위장이 움 직이는데 가끔환자가 흥분하거나 화를 내면 신기하게도 텅빈 위장벽이 발갛게 충혈되고 움직임을 멈춘다」는 것이다.
오늘날 이런 현상은 스트레스성 위궤양으로 설명되고 있으며 마음고생과 공명하는 신체현상은 비단 위장뿐 아니라 심장.폐.방광.근육등 거의 모든 신체장기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마음과 육체를 연결하는 자율신경의 부조화가 관여한다는 것도 증명됐다.
자율신경이란 우리 의지와는 상관없이 심장박동.호흡.위장관운동등을 스스로 알아서 알맞게 조절해주는 고마운 신경이다.
그러나 계속된 스트레스와 육체적 무리가 뒤따르게 되면 정상적으로 이뤄져야할 규칙적인 리듬이 깨지게 되며 이것이 만성화돼 나타나는 것이 신경증의 한 유형인 정신신체장애라는 것.
정신신체장애가 가장 잘 나타나는 장기는 위장이다.
위장병을 앓는 환자의 거의 대부분이 실제 위장이란 장기 자체에 병변이 있는 것이 아닌 신경성환자라는 것으로 이는 위장이 자율신경의 규제를 가장 엄격하게 받기 때문이다.
음식물이 들어오면 자율신경의 하나인 부교감신경이 자극돼 소화액을 분비하고 위장관을 활발하게 움직이며 식도괄약근을 막아 음식물이 입으로 올라오는 것을 막는다.
그러나 평소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비정상적으로 교감신경이항진돼 이러한 위장의 소화작용을 방해, 속이 답답하고 구역질이나며 쓰리기도 한다는 설명이다.
「신경성」이란 진단이 내려지면 일단 안심해도 좋지만 여기까진매우 까다로운 과정이 필요하다.
이는 만의 하나 신경성으로 속단하다 치료시기를 놓칠 수 있는위중한 병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의학에서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검사를 통해 이상소견이 발견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신경성진단의 원칙이다.
정신신체장애가 심각하면 정신과의사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각광받는 치료법은 우리몸에 나타난 과도한 긴장정도를 기계를 통해 객관적으로 환자가 직접 보고 긴장완화법을 배울 수 있는 바이오피드백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신경증이 그러하듯 정신신체장애 역시 충분한 휴식과 영양,적당한 운동이란 단순처방에 의해 오히려 근본적이고가장 확실한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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