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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룡화석전시회 갖는 수집가 김동섭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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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金東燮씨(58.수집가)의 경력은 다양하다.
충북충주에서 태어난 그는 59년 舊동양의약대학을 졸업한 한의학도였다.
먼 친척뻘인 維石 趙炳玉박사 영향으로 정치에 빠져 5.16직전에는 충주에서 시의원을 잠시 지냈다.그후에는 주로 사업가로 활동했는데 통조림공장.사이다공장.양조장등에 닥치는대로 손을 뻗어 그런대로 돈도 많이 벌었다고 한다.
70년대 후반에는 문공부 정책홍보위원이 되어 국내외를 다니며새마을운동 특강을 하기도 했다.그후 미국에서 정치학에 몰두,82년 박사학위도 받았다.
그러나 金씨의 수집품 목록은 그의 경력보다 훨씬 다채롭다.
공룡화석부터 조개.산호.물고기박제.각국화폐.우표.담배.보석까지 총21종 1백만점 이상을 30여년에 걸쳐 모아들였다.우주에서 날아온 운석도 金씨의 소장품에서 빠지지 않았다.
국내 1백28곳의 해수욕장은 물론 시드니.하와이.나폴리등 외국 바닷가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5백23곳 해수욕장의 모래도 모아 분류,보관중이다.
『공룡화석의 실물전시는 국내에서 처음입니다.미국 스미소니언 박물관도 혹시 망가질까봐 공룡화석은 복제품을 전시하고 있어요.
』 金씨는 23일 개막된 국립서울과학관(창경궁옆)의 「공룡특별전시회」에 공룡화석.모형.삼엽충등 소장품 1천여점을 내놓았다.
특별히 애지중지하는 공룡머리뼈 1점을 비롯,공룡알 2점.이빨 50여점.무릎뼈 1점.다리뼈 3점과 배설물화석도 전 시품에 포함돼 있다.
겨울방학을 맞은 어린이와 중.고생들이 한국판「주라기공원」에 꼭 들러 유익한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것이 金씨의 바람이다.전시는 내년 2월6일까지.
『28년전 캐나다에 갔을 때 화석수집가로부터 공룡무릎뼈 하나와 공룡알 화석 2점을 얻었습니다.그때부터 공룡화석 수집을 시작했는데 캐나다.미국.몽고.중국.남아공.마다가스카르등에서 특히상태가 좋은 화석들을 많이 구할 수 있었지요.』 28년간 모은공룡화석은 3백72종 7천여점에 이른다.알화석만도 82개.
金씨는 약사인 부인(金秀子.54)이 번 돈도 적지 않게 화석수집에 털어넣었다.사업을 해 모은 돈으로 구파발.삼송리 일대에사둔 땅이 31만평이나 되었지만 20여년에 걸쳐 수집품을 사모으느라 떼어팔다 보니 지금은 6천평밖에 남지 않 았다.
『원래는 멋진 자연사박물관을 만들어 평생의 수집품을 남기고 떠나는 것이 꿈이었어요.그러나 1백만점이 넘는 것을 사재로 전시관까지 만들어 보관하기엔 너무 벅차 몇년전부터 각 도에 기증하기 시작했습니다.』 애써 수집했지만「나만의 것」이라는 욕심이金씨에게는 없다.
金씨는 지난 90년 목포 향토문화관에 세계 1백57개국 화폐6천2백점을 기증한 것을 비롯,대구어린이회관(91년.조개5천여점).청주어린이회관(93년.물고기박제등 4천여점)등에도 기증했다.서울시에도 91년 화석.산호.동물박제등 1만 7천여점을 기증해 현재 市측에서 전시장을 준비중.
수집 못지않게 金씨가 신경쓰는 일이 소장품의 보관이다.
그는 서울.부산.경기도등에 크고 작은「비밀창고」 11곳을 두고 있다.
『보석은 경기도에,공룡화석은 서울 몇군데에 분산해 보관중』이라고 金씨는 귀띔했다.
〈盧在賢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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