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은 버지니아급 외에도 대서양에 배치 중인 핵잠수함 4척을 2010년까지 태평양함대 산하 진주만 기지로 재배치할 방침이다. 그럴 경우 태평양함대는 미 해군 핵잠수함 전력의 60%인 18척을 거느리게 된다. 현재 태평양과 대서양의 핵잠수함 전력 비율은 50 대 50이다. 미 해군이 전통적인 텃밭인 대서양보다 한반도와 중국.대만이 속한 태평양 지역을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전략 기조를 바꾼 것이다.
AP 통신에 따르면 최신예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의 태평양 추가 배치는 군사강국으로 떠오르는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한반도와 대만 등의 분쟁 가능성에 대비해 태평양 지역에 더 많은 군함과 전투기를 배치하려는 미군의 정책과 맞물린 것이기도 하다. 실제로 중국은 버지니아급과 맞먹는 배수량 8000t짜리 진(晋)급 핵잠수함 5척을 운용할 계획이며, 이미 한 척은 실전 배치를 준비 중이다. 이 잠수함은 사거리 8000㎞의 핵탄도미사일 쥐랑(巨浪) 2호를 최대 16기까지 탑재할 수 있다. 하와이 출신인 대니얼 이노우에(민주) 상원의원은 "미 해군이 태평양 지역의 전략적 가치를 고려해 최근 배치한 하와이함에 이어 텍사스함.노스캐롤라이나함을 태평양 사령부 산하 진주만 기지에 추가 배치키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미 해군은 현재 버지니아함을 비롯한 세 척의 동급 핵잠수함을 실전 배치 중이며, 4번 함인 노스캐롤라이나함은 내년 봄 취역할 예정이다. 세 척의 태평양 배치가 이뤄지면 대서양에는 당분간 1척만 남는다. 또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5대를 추가 주문해 2013년까지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정재홍.채인택 기자
◆버지니아급=미국 해군이 2005년 10월 처음 실전 배치한 최신예 버지니아함과 동급의 공격용 핵잠수함을 가리킨다. 핵미사일 공격용인 시울프.로스앤젤레스급 잠수함보다 폭넓은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순항 미사일 발사가 주 임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