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장직 민주계서 계속 장악/민자 당직개편 어떻게 돼가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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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김종필대표 유임가능성/21일 개각전 사표… 3역교체 확실
민자당은 정기국회가 폐회된 18일에도 당직자 사표제출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정리를 하지 못하고 있다. 김종필대표를 비롯한 모든 당직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인지,그렇지 않으면 김 대표가 다른 당직자들의 사표만을 김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형식을 택할 것인지에 대해 아직 분명한 방침이 서지 않는 것이다.
○사표방식 못정해
17일 김 대통령과 김 대표의 주례회동에서 오간 이야기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만일 김 대표가 그냥 다른 당직자들의 사표만을 낼 경우 그는 내년 5월 전당대회까지 유임될 가능성이 높다. 물론 김 대표가 다른 이들의 사표를 전달하면서 구두로 사의를 표명,실질적인 일괄사표 형식을 택할 수도 있고 김 대통령이 그 뜻을 받아들일지도 모르므로 속단하기는 어렵다.
민자당은 일괄사표 형식이든 아니든 일단 개각이 단행될 오는 21일 이전에는 당직자들의 사표를 제출할 것 같다. 당주변에서는 김 대표를 포함한 당직자들이 일괄 사표를 내더라도 김 대표는 유임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재의 당내 역학구조·분위기 등을 잘 알고 있을 대통령이 자칫 잡음과 분란이 생길지도 모를 모험을 감행하겠느냐』는 생각이다.
그러나 내각의 「개혁총리」와 조화를 이루는 차원에서 차제에 교체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으며 교체될 경우 대타로 민정·민주계 중진들이 두루 거명되고 있는 실정.
당직개편의 최대 관심사는 당 3역,그중에서도 당 살림을 책임질 총장직을 누가 맡느냐에 쏠려 있다.
아직 총장인선의 윤곽조차 잡히지 않고 있으나 민주계가 계속 장악해야 한다는 원칙은 확고히 서있는 것 같다. 내년초에 지구당 개편대회·전당대회를 치러야 하고 하반기부터는 95년의 자치단체장 선거에 대비해야 하는 등 중요한 당무·정치일정이 줄줄이 잡혀있으므로 총장직을 선뜻 다른 계파에 넘겨주기는 어려운 형편이기 때문.
○분위기 쇄신 초점
그러나 민주계에는 이처럼 버거운 일을 잘 수행할 수 있는 인물이 많지 않은데 대통령의 고민이 있다는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황명수 사무총장의 경우 소탈하고 친화력도 있으나 분위기 쇄신 차원 등으로 교체를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황 총장의 유임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4선의 김정수의원,3선의 서청원의원 기용설이 나오고 있는데 당장악력·추진력 측면에서 약체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민주계 중진(6선)이면서도 지금까지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신상우 국회 국방위원장의 사무총장 등용설도 새롭게 대두.
김종호 정책위 의장·김영구 원내총무 경질은 기정사실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는데 후임 의장으로는 4선의 경제통 나웅배의원,재무장관 출신으로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강경식의원이 입각하지 않을 경우 적임자로 꼽히고 있다.
후임총무에는 경북지역 배려차원에서 4선의 박정수의원(김천­금릉) 발탁설이 많이 나돌고 신상식(4선),김진재·이성호(3선),김덕룡(재선) 의원 등도 거명되고 있다. 현 김덕룡장관 유임설도 나도는 정무1장관직은 지난 대선때(선거대책본부)부터 고생한 김영구총무 또는 4선의 김용태 전 총무에게 돌아갈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이상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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