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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비디오영화에 성인용 예고편 많다-YMCA 조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청소년용 비디오영화에 성인용 비디오영화의 낯뜨거운 장면들이 예고편으로 버젓이 삽입되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더구나 이같은 성인물 예고편들은 대개 노골적으로 성관계를 묘사하거나 폭력이 난무하는 장면이 많아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 YMCA「건전비디오문화를 연구하는 시민의모임」(건비연)이 지난 7,8월 두달동안 공연윤리위원회로부터 미성년자 관람가 판정을 받아 출시된 비디오영화 63편중 예고편을 싣고있는 33편을 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예고편이 수록된 33편중 절반(48%)가까운 16편이 성인용 영화의 예고편을 각 1~4편씩 모두 27편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정적인 예고편을 수록한 대표적인 비디오영화로는 『하워즈 엔드』『원초적 무기』『엑사일』『왕련옥』등이 꼽힌다.
『하워즈 엔드』에 실린 영화 『위험한 유혹』의 예고편은 브러지어와 속치마를 걸친 여자가 남자를 유혹해 정사를 시작하는 장면이 그대로 나오는가 하면 젖가슴이 클로스 업 되는등 구체적인성애장면이 여과없이 보여진다.예고편의 광고문구 또한 「그녀의 욕망에 불을 붙였다」「육체의 유혹과 불륜,그리고 살인」등 조잡하고 자극적인 문구가 나열되고 있다.
『원초적 무기』에는 모두 4편의 예고편이 실려있는데 이중 『수호전지 영웅본색』『아메리카 코만도』『이노센스』등 3편이 미성년자 관람불가 작품이다.이 가운데 변태적인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노센스』는 속이 훤히 비치는 잠옷차림의 여자를 반나의 남자가 끌어안는등 청소년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장면으로 일관했다.
또 『엑사일』에는 미혼남녀의 애정관계를 그린 『그 여자 그 남자』의 예고편이 실려있는데 여기서도 영화에서 가장 노골적인 대사와 장면을 압축하고 있다.
홍콩영화『왕련옥』에 삽입된『도색부인』예고편은「농밀한 관능의 에로외출…」등의 자막과함께 신음소리까지 곁들인 짙은 에로장면을담고있다.
「건비연」관계자들은 특히 『하워즈 엔드』같은 잘 만들어진 문예영화에다 에로물을 예고편으로 집어넣는다는 것 자체가 업자의 양식을 의심하게 하는 처사라고 비판한다.또 이와같이 저질 예고편을 집어넣는 것은 공윤의 등급판정 자체를 무의미 하게 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적지않다는 여론이다.
아무리 미성년자 관람가를 받은 영화라도 그안에 성인용 영화의예고편이 들어있다면 그것을 과연 청소년들에게 권할수 있겠느냐는것이다. 영화전문가들은 또 『짧은 시간에 영화의 주요장면을 담아내야하는 예고편의 속성상 오히려 본 영화보다 더 자극적이고 선정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폭력이나 성애장면을 빠른 편집으로 보여줘 강렬한 인상을 남겨야 하는 것이 예고편의 제작 의도이므로 실제영화보다 자극성이 더 강할수 있다는 것이다.
〈林載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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