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학고 남녀수석“경사”/윤건수군1백91점·이은주양1백88.4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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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토론·과제·실험 「삼위일체식 수업」 주효
개교 4년의 서울과학고(교장 김홍우·59)가 대학수학능력 2차시험에서 전체수석과 여자수석을 차지해 이 학교의 독특한 교육방식이 큰 관심을 끌고있다.
1백91점으로 전체수석을 차지한 윤건수군(19·1차시험 1백94.2점)은 사업을 하는 윤종욱씨(47·서울 송파구 방이동)의 2남1녀중 장남. 『평소 과외를 받지않고 주로 자습을 하며 시험에 대비해왔다』는 윤군의 수업체험담이다.
1차에서 1백89.6점,이번에 1백88.4점으로 여자수석이 된 이은주양(18)은 아주대 이광원교수의 2녀중 장녀. 지난해 세계수학 올림피아드에서 은상을 수상하는 등 교내에서는 수학통으로 잘 알려져있다.
이들외에도 1·2차 수능때 이 학교 수험생들이 평균 1백80점대의 높은 성적을 낸 근본요인은 과학고 나름의 독특한 수업방식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학교의 수업은 일방적인 주입식이나 암기위주보다는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순발력을 기르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한다.
수업은 크게 토론수업·과제수업·실험위주수업 등 세가지.
주입식 기초이론 교육과 이들 세가지 「특별수업」이 학기중 비슷한 비율로 진행된다.
토론수업은 50분동안 학생들이 한가지 주제에 대해 7∼8명씩 그룹을 지어 토론을 벌이고 그룹별로 결론을 도출한다. 주어진 주제에 대해서는 정답이 정해지지 않는다. 교사들은 토론방향을 잡아주고 결론에 대해 개별적인 평가를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매일 과제를 내주고 이에대해 학생이 스스로 자료·참고서·사고 등을 통해 해결한뒤 다음 수업중 발표토록 하는게 과제수업.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각 교과담당 교사들이 학기초 점검해 각자의 수준에 맞는 개별과제를 부여해 교육효과를 높이고 있다.
또 실험실습을 강조해 화학·물리·생물·지구과학 등 이과과목의 경우 실험이 전문교과목으로 채택돼 있다. 실험시간도 졸업할때까지 이수해야 할 전체 수업시간의 10%를 차지한다.
시험출제방식 또한 수업방식에 맞춰 개별문제에 대한 기초지식과 학생 각자의 의견을 묻는 주관식 서술형을 채택한다.
이런 수업 및 시험방식을 통해 학생들은 특정문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형성하는 훈련을 받게되며 자율적인 학습을 통해 자연스레 창의력·사고력을 기르고 있다.
현재 전교생은 5백4명. 희망자 전원(현재 4백80명)이 기숙사생활을 하는 것도 학생들의 집중력과 면학분위기를 돋우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권태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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