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개방이겨내자>9끝.농업관련단체 기능조정 급하다

개방화시대에 우리 농업이 적응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농업관련단체들이 새롭게 태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높다.비슷한 업무를 가진 단체들의 통폐합 또는 기능조정의 필요성도 제기되고있다. 농림수산부가 파악하고 있는 농업관계기관및 단체는 10월말현재 1백2개로 이들 기관의 종사자만 해도 12만명으로 추산된다.농.수.축협및 公社가 7개,재단법인 15개,사단법인 66개,특수법인 2개,사회단체 7개,기타 조합 5개등이다.
이들 기관들중에는 본래의 설립목적보다는 다른 이익사업에 눈을돌리는 곳도 있으며 조직과 운영방식이 방만하거나 구태의연한 단체도 적지 않다.
단체수는 1백개가 넘지만 단연 농.수.축협의 비중이 절대적이다.그러나 이들은 협동조합의 본래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許信行농림수산부장관도「한국농업의 21세기 전략」이란 책자에서협동조합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한다.
농민들은 협동조합으로 단결해 생산과 출하를 조절하고 포장.가공.저장.수송.판매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가소득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 농.수.축협은 평점이 낮을 수 밖에 없다.조합원들을 위한 본래의 일보다는 소위 신용사업이라는 은행일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농협중앙회의 경우 출장소를 포함한 전국의 점포수가 6백34개로 국내 어떤 은행보다도 많은 지점을 거느리고 있는 대형 금융기관이다.
이에따라 농민들에게 수익성 높은 작물재배를 지도하고 이들이 경작한 농작물을 중간상을 거치지 않고 도시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해 농민소득을 늘려주는 일은 뒷전에 밀리게 마련이다.
특히 유통구조가 잘못돼 농민들은 싼값에 팔고 도시민들은 비싸게 사먹는 문제점이 두드러지고 있는데도 정작 농협은 농산물 유통쪽에 관심을 덜 쏟고 있는 실정이다.
조합원들을 위한 일 중에는 비료.농약.농기계 판매업무도 있으나 별로 인기가 없다.
전국의 읍.면마다 있는 1천3백65개의 농협 단위조합 역시 신용협동조합법에 근거해 회원간 자금을 융통하는「상호금융」업무가주류를 이룬다.이중에는 경영을 잘못해 아직도 적자상태에 있는 곳이 11개 있으며,약 5백개의 단위조합은 제역 할을 다못해 중앙회로부터「성장조합」이라는 딱지를 떼지 못하고 있다.
金東熙단국대교수(농업경제학)는『농협이 조합원인 농민을 위한 조합이 아니라 농협직원을 위한 조합으로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마저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농민경제를 안정시키고 영농지도.농산물 판매사업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농협이 조직개혁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수.축협이 제몫을 다하지 못하는데에는 정책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정부책임도 크다.
徐仲一식품개발연구원장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협동조합에 대한 관계 공무원들의 기본지식과 이해의 부족도 조합발전의 장애가 되고 있다고 들었다.
또 이들 단체의 長은 88년이후 직선제로 선출되고 있으나 이사회구성및 운영에도 개선의 여지가 많다.
학계 일부에서는 이들 3개 기관의 금융업무를 하나로 통합하고각 조합은 각각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도록 조직을 개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한편 농산물 개방시대에 외국농산물의 수입만 걱정할게 아니라 우리 농산물의 수출증대에 노력해야 하나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이쪽에 소극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농림수산물 수출상사 회원사」2백8개업체는 14일 2차 회원사 총회를 갖고『유통공사가 회원업체들이 필요로 하는 수출관련정보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이것이 농수산물 對日수출에 있어 여러가지로 유리한 우리 의 장점을못살리는 이유중의 하나라는 이야기다.
국고를 들여 수리시설등 농업관련시설을 설치하고 있으나 관계기관의 관리능력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농어촌진흥공사의 한 관계자는『양수장.배수관문등을 만들어 농지개량조합으로 넘기고 있으나 기계조작미숙등으로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가끔 있다』고 말했다.
「개방경제시대」는 농촌진흥청의 농촌지도업무의 일대전환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런 변신의 요구에서 주무부처인 농림수산부도 예외일 수 없는 것이다.
〈沈相福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