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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중앙시조 대상-대상 주몽의하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그리움도 한 시름도 潑墨으로 번지는 시간 닷되들이 동이만한 알을 열고 나온 주몽 자다가 소스라친다.서슬 푸른 살의를 본다. 하늘도 저 바다도 붉게 물든 저녁답.
비루먹은 말 한 필,비늘 돋은 강물 곤두세워 동부여 치욕의 마을 우발수를 떠난다.영산강이나 압록강가 궁벽한 어촌에 핀 버들꽃 같은 여인,천제의 아들인가 웅신산 해모수와 아득한 세월만큼 깊고 농밀하게 사통한,늙은 어부 河伯의 딸 버 들꽃 아씨 유화여,유화여.태백산 앞발치 물살 급한 우발수의,문이란 문짝마다 빗장 걸린 희디 흰 謫所에서 대숲 바람소리 우렁우렁 들리는밤 발 오그리고 홀로 앉으면 잃어버린 족문 같은 별이 뜨는 곳,어머니 유화가 갇힌 모략의 땅 우발 수를 탈출한다.
말 갈기 가쁜 숨 돌려 멀리 남으로 내달린다.
아,아,앞을 가로막는 저 검푸른 강물.
금개구리 얼굴의 금와왕 무리들 와와와 뒤쫓아 오고 막다른 벼랑에 선 천리준총 발 구르는데,말 채찍 활 등으로 검푸른 물을치자 꿈인가 생시인가,수천 년 적막을 가른 마른 천둥소리.천둥소리… 문득 물결 위로 떠오른 무수한 물고기.자 라들,손에 손을 깍지 끼고 어별다리 놓는다.소용돌이 물굽이의 엄수를 건듯 건너 졸본천 비류수 언저리에 초막 짓고 도읍하고,청룡 백호 주작 현무 四神도 布置하는,광활한 北滿대륙에 펼치는가 고구려의 새벽을… 둥둥둥 그 큰북소리 물안개 속에 풀어놓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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