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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일본청소년연구소 센고쿠 다모츠 소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회사로부터 도망치는 청소년들』『현대청소년론』등의 저서를 통해 현대 일본 청소년들의 특성을「新人類」라는 개념으로 정리해 유명해진 일본청소년연구소 센고쿠 다모츠소장(千石保.65)이 서울에 왔다.
한국청소년개발원(소장 閔俊基)이 주최하는 국제세미나(25일.
일동제약빌딩 대회의실)에서 센고쿠소장은『일본 청소년의 가치관 변화』를 발표한다.
『요즘 일본청소년들의 특징을 한마디로 말하자면「현실만족주의」라 할 수 있습니다.목표를 잃고 전통의 구속에서 해방된 청소년들이 원하는 것은 신기한 것,남다른 것,그리고 그런 것들을 추구하기 위한 시간뿐이지요.』 좀더 많은 노력과 책임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사회적 지위가 높은 직업을 원하는 청소년이 10%를 밑돈다고 센고쿠소장은 근심한다.
『조직내에서의 평가,자신의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받고 있다는 신념,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자신감과 자아존중감이야말로 일본의 발전을 가져온 원동력이었습니다.그러나 요즘 일본청소년들은 이같은 도덕관이나 행동기준을 요구하는 사회가 위선적 이라고 여깁니다.미래를 위해 당장의 즐거움을 유보한다는 건 상상도 못하지요.』 일본 생명의전화 상담통계를 보면 지난해까지도 10代 청소년들의 상담이 제일 많았고,다음이 20대와 30대였는데 올해부터는 30대 남성들의 고민상담이 가장 많아진게 두드러진 변화.10대에는 대부분 시험문제로 고민하다 20대는 오직 즐기는데 몰두하며 30대가 되면 인간관계와 일에 어려움을 느끼게 된다는게 센고쿠소장의 분석이다.
또 인구비율상 남성이 10%쯤 더 많은데다 결혼을 원하지않는여성들이 크게 늘면서 여간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 남성은 결혼하기가 너무 힘든 현실의 반영이기도 하다고.『입시경쟁으로 지칠대로 지친 청소년들이 그 후로는 더이상 경쟁할 의 욕을 잃고 아예 승진이나 출세를 위한 노력을 포기해 버리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센고쿠소장은 방.TV.전화.오디오 등 뭐든 다른 사람들의 방해를 받지않고 자기 혼자 쓸수 있는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된 청소년의 극단적 개인주의가 집단구타.어린이 학대.도둑질등을아무런 죄책감없이 저지르는「신인류」의 새로운 특징으로 드러나고있다며 협동심과 공동체의식을 길러주기 위한 교육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와세다大 법학부를 졸업한뒤 검사 재직중에 이미 죄지은 사람을 처벌하고 바로잡으려 애쓰기보다는 미리 훌륭한 시민으로 길러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갖게돼 지난 76년 재단법인 일본청소년연구소를 설립했다고.지금까지 여러차례 한 국을 드나들며 익숙해진 한국 청소년들의 문제에 대해『대학입시에 실패하는 청소년들도 뭔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북돋워 줄수 있는 방법을 적극 모색해야 할 때』라고 조심스럽게 덧붙인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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